사회
외제차 두대로 ‘칼치기’ 보험사기…연루자만 무려 200명
입력 2015-04-27 11:00 

SNS를 통해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집한 후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보험사기를 저지른 일당 200여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약 2년간 69차례에 걸쳐 보험금 약 13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보험사기단의 총책 김모씨(27.무직)와 브로커 박모씨(26.대학생) 등을 구속하고 일당 211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밖에도 검거 전에 도주한 주요 피의자인 김모씨(30대 추정)을 쫓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고급 외제차 두 대를 이용해 한 차량이 끼어드는 것에 맞춰 나머지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아 뒤따르던 피해차량의 추돌 사고를 유발하는 ‘칼치기 수법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과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대포차와 대포폰을 이용해 주로 블랙박스가 설치되지 않은 차량을 대상으로 늦은 밤 시간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단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브로커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20대 초중반의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집한 뒤 가해차량의 운전자와 탑승자 역할을 하면 건당 30만~7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유혹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교통사고 후 보험사측에 대포차의 주인처럼 행세하면서 위조된 위임장을 제출해 차량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차도 2~3차례 범행에 이용한 뒤 되팔거나, 알바생들의 명의로 차량을 구입하는 식으로 해서 보험사 모르게 2년이 넘도록 범행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대포차를 구입하고 보험사에 전화 상으로 차주행세를 하여 보험에 가입했으며, 사고가 나도 차량 권한을 운전자에 넘긴다는 위임장을 위조해 쉽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실정도 이들의 범행을 도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에 보험금 지급에 대한 제도개선을 요청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3월에도 브로커 박씨의 소개로 범행에 가담한 송모씨(26)가 대포차를 운전해 뒤에서 김모씨(48)가 모는 화물트럭의 운행을 방해하다 총책 김씨가 운전하는 차량이 송씨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며 준비, 밟아!”하고 외치자 송씨는 급브레이크를 밟아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사고 이후 송씨 등 탑승자들은 모두 병원에 허위 입원하고 김씨의 트럭이 가입한 보험사에서 보험금 1700여만원을 편취했다.
경찰은 20대 젊은이들이 탑승한 고급외제차 급정지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많은 보험금이 차량수리비로 지급되는 점을 포착해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범행에 이용된 대포폰과 은행계좌 등을 추적 후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은 최근 점점 더 조직화되가고 있는 보험사기에 대한 차량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함과 동시에 이번에 적발된 ‘칼치기수법의 보험사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으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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