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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진짜타자] 황재균, ‘슬라이트업 스윙’의 마술
입력 2015-04-27 06:01 
올시즌 황재균이 보여주고 있는 완성도 높은 슬라이트업 스윙은 질좋은 장타가 늘어난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요즘 롯데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황재균(28)의 타격을 들여다보면, 효과적인 ‘슬라이트업 스윙의 본보기를 볼 수 있어 반갑다.
과거 오랫동안 우리 야구 선수들은 다운스윙 위주의 타격 교습을 받았다. 타이밍이 늦지 않게 배트가 나와야한다는 명제에 집중하면서 스테이 백에서 히팅포인트까지 비스듬히 내려오는 궤적으로 스윙을 만들었다.
분명히 타이밍에서 이점이 있는 스윙이지만, 이때의 스윙 궤적은 날아오는 공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히팅포인트가 딱 한 곳 밖에 없다.
반면 슬라이트업 스윙이란 배트가 만드는 궤적을 아래에서 위로 향하게 하는 스윙이다.
이때 위에서 아래로 날아오는 공과 같은 궤적상의 반대편 방향에서 배트가 올라오는 스윙의 궤적을 맞출 수 있다면 정타가 되는 히팅포인트를 여러개 만들 수 있다.
속구든 변화구든 마운드 위 투수의 손을 떠나 홈플레이트에 도달할 때까지 공은 지속적으로 하강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슬라이트업 스윙은 떨어지는 공을 반대편 방향에서 받아침으로써 질좋은 정타의 확률을 높인다.
황재균의 타격은 이 ‘슬라이트업 스윙의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낙폭이 적은 패스트볼에는 레벨스윙에 가까운 살짝 들어 올리는 각도로 맞서고, 크게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시원하게 들어 올리는 큰 각도로 대응하는 감각적인 궤적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홈런을 기록했던 황재균은 개막 첫달에 벌써 7홈런을 넘겼다. 지난겨울 벌크업에 성공하면서 힘이 좋아졌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파워의 향상도 분명 큰 도움이 됐겠지만, 슬라이트업 스윙의 완성으로 얻은 큼직한 스윙 궤적이 타구에 보다 큰 힘을 싣는 효과를 내고 있을 것이다. 배트 끝이 그리는 스윙 궤적이 클수록 타구가 얻을 회전력은 커지기 때문이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그래픽=매경닷컴 MK스포츠 이주영 기자 / tmet231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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