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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자는 하룻밤…시간여행 떠나볼까
입력 2015-04-24 13:58 
송암천문대

튀는 ‘스테이(stay)가 뜬다. 농촌, 어촌, 고택 스테이? 미안하지만 잊어주시라.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100% 레알(real) 현실판 뮤지엄(musium·박물관) 스테이도 모자라, 시티투어 스테이에 천문대 스테이까지 별별 스테이가 다 있다. 5월 관광주간, 갈 곳 없어 고민중이라고? 볼 것 없다. 당장 달려가시라.
◇ 나주 박물관 뒷마당 오토캠핑
그러니깐, 뮤지엄 스테이의 원조 격이다. 박물관, 뒷동산을 통째 오토캠핑장으로 빌려주는 발칙한 곳 전라남도 나주 국립나주박물관이다.
뒷마당으로 돌아가면 딱 0.1초만에 탄성이 나온다. 한 눈에 박히는 트레일러형 캠핑카. 늘씬하게 빠진 명품 캠핑카 5대 옆에는 일반 텐트를 칠 수 있는 나무데크 사이트 5곳도 마련돼 있다.
캠핑카 치곤 시설물도 합격점이다. 성인 2명이 충분히 누울 수 있는 넉넉한 퀸사이즈 침대에 가스레인지, 샤워시설, 냉장고까지 없는 게 없다. 게다가 캠핑카에 붙은 ‘방 이름이라니. 대제국을 형성했던 마한의 소국연맹 국가인 고랍국과 막로국, 불미국, 일리국, 신운신국 명칭이 문패에 걸려 있다. 나주 국립박물관은 1500여 년 전 영산강 유역 고대 마한 시대의 문화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마한 시절 맹위를 떨쳤던 나라의 이름 들이다.

뮤지엄 스테이엔 따로 프로그램도 있다. 삼국시대 유적지 반남 고분군(사적 513호)과 복암리 고분군(사적 404호)이 지척(8㎞)이니 역사 교육엔 안성맞춤일 터. 코스는 일반적으로 두가지다. 1박2일 달빛 역사 기행과 뮤지엄 스테이 코스다.
1박2일 달빛 역사 기행은 글자 그대로다. 선탠, 아니라 달밤, 문탠을 하며 즐기는, 달밤 역사 나들이 코스다. 자미산성(紫薇山城) 등 주변 유적지까지 둘러본다. 더 매력적인 건 달밤을 밝히는 등. 그 옛날식 조족등(照足燈)이다.
뮤지엄 스테이는 박물관이 살아 있다의 현실판이다. 일종의 자유투어 같은 개념. 정해진 스케줄 없이 그냥,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박물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심장 쫄깃한 프로그램이다. 잠은 물론 캠핑카나 텐트에서 청한다.
▶ 나주 박물관 오토캠핑 즐기는 Tip = 전남 나주시 반남면 고분로 747. 달빛 역사기행은 어린이 1인당 2만원, 뮤지엄스테이는 선착순 예약 무료. (061)330-7837. naju.museum.go.kr

◇ 박물관·천문대…경기권 이색 스테이
멀리 갈 것도 없다. 경기도 남양주시 실학박물관도 깜짝 뮤직스테이로 뜨고 있다. 왠지 ‘학(學)자 보니 갑자기 머리아프시다고? 걱정 없다. 이곳, 재밌게 실학을 접할 수 있는 놀라운 공간이니까. 지구는 평평하다는 전통 관념을 깨고 둥글다는 혁명적 인식 전환을 실학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연구했는지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당연히 실학 하면 공식처럼 외고 있는 목민심서(정약용 저서) 열하일기(박지원 저서)도 볼 수 있다.
캠핑 장소는 역시나 박물관 뜰. 텐트 치고 숙박이다. 하이라이트는 ‘실학 미션 타임(time). 박물관 전시실 관람을 끝낸 뒤에 정약용의 고향인 남양주 마재마을을 찍고, 실학관련 미션을 수행하는 미션이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레크리에이션 ‘함께 웃어요 등도 대표 프로그램. 밤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별자리 얘기를 듣고 천체망원경으로 별 관측을 해 보는 ‘나의 달 관찰기가 기다린다.
별관측 얘기 나온김에 천문대 스테이도 찍고 가자. 서울 근교의 천문대 스테이 메카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계명산의 송암 스페이스센터. 스페이스센터, 송암천문대, 스타하우스 등 3개 건물을 통째 스타밸리라 부르는 것도 이색적이다.
행성을 보는 주관측실과 함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핫플레이스는 ‘플라네타리움. 돔 형태의 천장에 디지털 영상을 쏴서 우주여행을 체험하게 하는 독특한 송암 스페이스의 아지트다.
돌아다니는 것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챌린저 러닝센터가 딱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주여행을 맛본다. 이곳 숙박시설은 스타하우스다. 별과 함께하는 집이라. 이름 만으로도 아이들, 환장한다. 당연히 인기 폭발. 미리 예약, 필수다.
아예 텐트를 치고 숲에서 천문대와 함께 지내고 싶다면 양평 중미산 천문대로 향하면 된다. 저녁 6시 이후 아이들 탄성이 끊이지 않는 ‘1박2일 가족 별빛 야영캠프가 기다리고 있다. 해발 437m 360도 회전돔에서 별을 헤고, 숲을 돌아다니는 캠프, 절묘한 체험이다.
▶ 천문대 스테이 즐기는 Tip = 실학박물관 정보는 silhak.ggcf.kr. (031)579-6015. 송암천문대(www.starsvalley.com)는 경기 양주 권율로 185번길 103. 스타하우스 가족실은 12만원부터다. 양평 중미산 천문대 정보는 홈페이지(www.astrocafe.co.kr). 3인 가족 캠핑 비용은 21만원씩(1인 초과 7만원씩).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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