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갤럭시6엣지 개발팀장 “금맥을 찾는 광부의 심정으로 만들었다”
입력 2015-04-23 16:04 

최길재 삼성디스플레이 OLED사업부 플렉시블 개발팀장(수석)은 올해 새해 첫날을 회사에서 맞이했다. 회사 생활 18년만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양해를 구했다. 3개월 안에 양쪽 끝이 구부러진 디스플레이를 제품화하라는 특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플렉시블 개발팀은 지난해 10월 말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상품화 준비를 시작했다. 제품 양산 목표는 2015년 2월. 개발팀은 이같은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일주일에 사나흘은 집에도 못간 채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일했다.
1월 결혼 예정이었던 한 직원은 모든 결혼준비를 신부에 맡기기도 했다.
안형철 책임은 베트남 모듈공장에서 설날을 보내며 호텔에서 혼자 떡국을 먹었다”며 퇴근버스가 끊겨서 집에 못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고 회고했다.

특히 개발팀은 지난해 갤럭시노트4 엣지 개발 이후 빠른 시간 내에 디스플레이 구조를 개선해야하다보니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쪽만 꺽인 갤럭시노트엣지와 달리 갤럭시S6엣지는 양쪽 모두 휘어지게 만들어야한다. 이에 따라 기존 공법을 전부 다 변경하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만 했다. 박동건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개발팀을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길재 팀장은 양쪽 엣지 부분과 강화유리를 기포없이 붙이는 라미네이션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디스플레이 두께를 줄여 노트엣지 보다 패널 두께를 11% 가량 더 얇게 만드는 데도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고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 갤럭시S6엣지는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형과 엣지형 생산비율은 8대2 수준이지만 ‘엣지돌풍이 불면서 삼성전자는 현재 20%대인 엣지 생산 비율을 연말까지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엣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대중화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게 최 팀장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8년 플렉시블 AMOLED 패널 공정연구에 착수했으며, 2011년부터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2013년 갤럭시라운드라는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AM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반응을 차가웠다. 그 후 갤럭시기어핏, 기어솔로, 기어S, 노트4엣지로 이어지는 플렉시블 제품을 만들면서 기술 역량을 쌓아갔고, 갤럭시S6엣지에서 그동안 노력의 결실을 보게됐다.
최 팀장은 플렉시블 개발팀은 광부와 비슷하다”며 광부가 광산에서 흙도 캐고 간혹 금도 캐듯이 우리도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으며 제품을 내놨고, 갤럭시S6엣지 디스플레이는 광부의 심정으로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플렉시블 개발팀은 엣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보다 많이 구부러지면서도 디자인이 수려한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서로를 겪려하며 밤늦게까지 연구소 불을 켜놓고 있다고 한다.
안형철 책임은 개발팀에게 중요한 덕목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호기심”이라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바꿔나갈 세상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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