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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회사채 호황인데…신용등급 따라 만기는 `양극화`
입력 2015-04-23 15:47 

[본 기사는 4월 21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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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천NCC(신용등급 A+)가 3년 만기 500억원, 5년 만기 1000억원 등 총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9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3년물에는 1300억원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지만 5년물에는 800억원만 들어와 흥행에 실패했다. 여천NCC는 3년물 발행금액을 700억원으로 늘리고 5년물을 800억원으로 줄여 목표금액을 맞췄다.
#2. LG유플러스는 5년(500억원), 7년(800억원), 10년(700억원)으로 만기를 나눠 총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3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5년물 수요는 800억원에 그쳤지만 7년물과 10년물에는 각각 1600억원, 2200억원의 수요가 쏟아졌다. LG유플러스는 발행금액을 7년물 1100억원, 10년물 1400억원으로 각각 증액했다.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낮으면 만기가 짧고 반대로 신용등급이 높으면 만기가 길어지는 ‘만기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는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반면 높은 신용등급의 회사채는 절대금리가 높은 장기물에 투자하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1일 매일경제신문 레이더M이 올해 일반 기업이 발행한 공모 회사채의 신용등급별 만기 분포를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A+ 이하 회사채에서 만기가 3년 아래인 회사채 발행규모는 1조9450억원(64.4%)으로 5년 이상 회사채(1조760억원) 의 2배에 달했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A급 이하 25개 기업 가운데 만기 5년 이상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7곳에 불과하다. 7년물을 발행한 곳은 현대로템(신용등급 A+) 단 한 곳이었으며 나머지 회사들은 모두 만기 3년 이하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조치로 시중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절대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게 사실이지만 만기는 단기에 치중될 수밖에 없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따라 단기물 위주로 발행이 됐다”면서 기업들의 차입구조 개선 노력과는 별개로 회사채 시장 수급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기를 늘려 발행할 수도 있지만 수요예측에 실패하면 자칫 신용도에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어 투자자 입맛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 시장에서는 저금리 환경이 만기를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절대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장기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올해 발행된 AA급 이상 회사채에서 만기 5년 이상 회사채 규모는 7조7000억원(71.5%)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년 이하 회사채 발행규모는 3조700억원으로 5년물 이상 발행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량 회사채는 만기가 짧으면 오히려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마트(신용등급 AA+)가 3년 만기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는 공모희망 금리범위 안쪽으로 접수된 수요가 1600억원에 불과했다. AA+등급에 만기까지 3년으로 짧아 발행금리가 국고채 금리 수준에 근접하면서 투자자들이 아예 외면해버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상승세로 확실히 돌아서기 전까지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매매 전략을 통한 수익보다는 만기보유에 따른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절대금리를 추구하는 투자 패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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