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생물이 음식물쓰레기 흔적 없이 분해
입력 2015-04-23 14:12 
이세영 대표가 음식물분해기 멈스의 작동원리를 소개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최근 수많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쏟아지고 있다. 탈수, 건조, 분쇄, 냉각 등 다양한 방식의 제품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 전기를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 영등포에 본사를 둔 멈스전자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생물 방식을 도입해 음식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닌 ‘소멸시키는 제품을 개발했다.
멈스전자의 음식물소멸기 ‘멈스는 음식물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시켜준다. 분해에는 1시간에서 24시간이 소요되며 뼈나 조개껍질 같은 딱딱한 물질은 처리할 수 없다. 기존 제품들은 음식물을 처리한 후 잔여물을 제거해줘야 했지만 멈스는 처리 후에도 찌꺼기가 남지 않는다. 싱크대에 일체형으로 설치해 물로 씻어내리면 된다. 전기도 거의 필요없다. 가끔씩 음식물을 섞어주는 교반기와 상태표시 LED등 정도가 전부다. 이세영 멈스전자 대표는 기존 제품은 전기요금이 한달에 적게는 3000원에서 많게는 2만~3만원까지 나왔지만 멈스의 전기요금은 한달에 최대 240원 정도”라며 소음도 사람에게 전혀 거부감 없을 정도로 적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멈스 이전에도 미생물 방식 음식물 처리기는 존재했지만 최신 스마트폰과 5년전 스마트폰을 같다고 볼 수 없다”며 멈스의 기술적 우월함을 강조했다. 멈스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지표가 악취다. 기존 제품들은 혐기성 미생물을 사용해 음식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악취가 심하게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제품을 구입하고도 사용하지 않거나 베란다에 두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멈스는 호기성 미생물을 사용해 악취 문제를 해결했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수준의 역량을 가진 연구진이 지금도 멈스에 들어가는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다”며 악취와 관계없이 아무 미생물이나 썼다면 동물 뼈도 분해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멈스는 전원공급방식을 일반적인 220V가 아닌 24V로 적용해 전력사용량을 줄였으며 안전사고의 위험도 낮췄다.
멈스전자는 2004년부터 미생물을 이용한 음식물 분해소멸기를 연구해왔다. 국내외에서 20여개의 특허를 취득했으며 지난해에는 미생물 방식 소멸형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환경부 인증도 받았다. 멈스전자는 정부가 세계 일류 기술을 가진 기업을 뽑아 지원하는 ‘퍼스트 펭귄 사업의 2호 선정기업이기도 하다.

멈스전자는 최근 3년간 약 80억원의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아직 제대로 매출도 발생하지 않은 이 기업을 믿고 투자한 것은 다름 아닌 약 300명의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이 대표가 제조업에 도전하기 전 증권사 PB센터에 근무하며 개인투자자 인맥을 쌓아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기술과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투자했다”며 창업투자회사도 여러 곳 찾아갔지만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만 맞았다”고 말했다.
멈스전자가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부터다. 지난달 TV홈쇼핑에서 처음 제품을 선보였으며 진천 신도시에 2만800대를 납품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 고객사에 5만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태국 수출도 추진중이다. 김포 공장과 서울 본사를 더하면 약 1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대리점은 전국 140개에 달한다. 이 대표는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 지금 확정된 매출만 올해 500억원 정도”라며 제품을 널리 알리고 기술을 갈고닦은 후 2년후에는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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