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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2배만큼 투자하라” 저성장·저금리 시대 고수들의 조언
입력 2015-04-23 13:13 

저성장·저금리·저물가 3저(低)시대에서 ‘갈 곳 잃은 돈이 늘고 있다. 예금금리가 연 1%대인 지금은 저축만으로 수익을 올린다는 건 꿈같은 일이 됐다. 금리가 연 5%일 때는 자신의 자산이 2배로 불어나는 데 14.2년이 걸리던 것이 금리가 연 2%로 떨어지면 35년, 연 1%면 69.7년으로 늘어난다는 통계도 있다.
저축만 하기엔 돈이 늘지 않고 부동산·주식 투자를 하자니 불안하다. 이런 재테크족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매일경제가 서울머니쇼 PB릴레이 특강에 참여하는 재테크 고수 3인방(신현조 우리은행 TwoChairs 잠실센터 부지점장, 심종태 신한은행 신한PWM 분당센터 팀장, 이영아 WM사업부 과장를 만나 3저 시대의 재테크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저성장·저금리·저물가 3저(低)시대에서 재테크족의 올바른 마인드는?
▶ 이영아 과장=이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구조적으로 저금리 시대에 들어왔음을 인정해야한다. 금리 반등이 있더라도 이전처럼 연 4~5%대의 금리는 10년이내 다시 오기 어렵다. 이제 저축은 투자라기 보다는 보관의 성격이 짙고, 본격적인 투자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1:2의 법칙처럼 저축의 2배 금액만큼을 투자해야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서는 자산 축소를 막을수 있다.
▶ 신현조 부지점장=재테크 유형은 크게 저축과 투자로 나뉜다. 자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투자형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먼저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 최근 고객들은 주로 ELF(주가연계펀드) 연금보장형 상품에 관심이 많다. 이자 안받아도 되니깐 원금만 보장해 주는 상품들을 찾는 식으로 마인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기 적금은 세금 등을 감안하면 실제 금리가 1.2% 수준이라 적금은 아예 상담을 안한다. 급여 생활자에겐 적립식 펀드를 추천한다.

▶ 심종태 팀장=지금은 불황과 호황이라는 사이클상의 불경기가 아닌 저성장시대이다. 저성장은 필연적으로 저금리를 부른다. 연 1%대의 저금리 시대에서 목돈 마련과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투자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금리가 펀드 시장의 회복을 불러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투자를 멀리하기보다는 위험을 이해하고, 적극적인 투자전략으로 저금리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자세가 필요하다.
- 결국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추천할만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 이 과장 = 가장 많이 가입하는 ‘원금비보장 스텝다운형 ELS(주가연계증권) 고르는 법에 대해 설명하겠다. 먼저 낙인 베리어(knock-in barrier·원금손실기준)는 낮을수록 좋다. 최소 70%보다는 작아야 한다. 다양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낙인보다는 노낙인(no knock-in) 상품(만기 전까지 가장 마지막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되는 상품)이 안전하다. 기초자산이 개별종목인 상품은 고위험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 심 팀장=ELD(주가지수연동예금)나 ELS 같은 구조화 상품은 원금보존추구형과 비보존추구형으로 나뉜다. 원금보존추구형은 원금만 나올 확률이 높은 상품이기때문에, 수익이 나올 확률이 높은 비보존추구형 상품과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통해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자산배분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채권형 상품은 중국 우량기업(국영기업) 회사채와, 유럽 하이일드, 전환사채 등은 기대수익률 연 3%~5%이내로 투자를 고려해볼만 하다. 글로벌 경기회복은 부동산 및 원자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 소외받았던 인프라·부동산 관련 상품들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 신 부지점장=ELS(주가연계증권)와 ELF(주가연계펀드)가 있다. 다만 코스피200과 항셍지수, 유로스탁50 지수가 최근에 많이 오른 상황이라 지금은 투자를 권하기 애매한 시기다.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던 유가와 관련한 원금보전추구형 사모펀드는 주목할 만 하다.
-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유동성은 풀려 있고 주가는 급등한 상태다.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재테크족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은?
▶ 심 팀장=국내 보다는 중국 증시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카카오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담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들고 있는 카카오 우리사주 주식을 팔고 텐센트 주식을 사라고 했다. 업종 전망은 똑같이 좋은데 텐센트쪽이 가져갈 파이가 훨씬 크다. 중국은 참 특이한 시장이다. 13억명 인구가 시장점유율(MS) 1등만 이용한다. 1등주들이 40%이상 다 가져간다. 1등주에 투자하고 기다려야 한다.
▶ 이 과장=지금 국내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거품이다. 실물경기 개선이 되지 않았는데 유동성의 힘만으로 증시가 오른 구조다. 지금 국내 증시는 사람으로 치면 ‘머리 꼭대기 수준은 아니어도 ‘어깨까진 왔다고 본다. 요즘 투자에서 홈런은 별로 없다. 번트를 노려야 한다. 지금 연 7% 수익률은 연 14%를 올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 신 부지점장=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중국이나 인도, 러시아 같은 시장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오히려 한국 증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은 편이다. 최근 발표되는 기업 실적들이 좋아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 증시에 유입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 조금 더 지켜보는 중이다.
- 연내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어떻게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해야 하나?
▶ 신 부지점장=올 여름 정도가 되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예전에 전세계 주식이 다 올라가다가 내가 여름휴가를 간 사이에 주식이 계속 떨어져 휴가지에서도 잠 못 이룬적이 있었다. 그런 상황이 올 여름에 재현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한다. 여름 전에는 주식을 어느정도 정리해야 된다고 본다.
▶ 심 팀장=금리 인상에는 이미 시장이 내성이 생긴 상태다.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미국의 신용창출 능력이 올라가면 유동성은 유지된다. 지난해에도 버냉키 발언 때문에 시장 흔들렸지만 M2(광의의 통화량)는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실질적인 통화량 변동 추이를 확인하고 움직여도 늦지 않다고 본다.
▶ 이 과장=금리 인상에 대해선 예방주사를 맞았다는데 동의한다. 금리인상은 미국 경기가 좋아졌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주식·채권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투자를 추천한다. 달러당 지금 1083원인데 1년 보유한다고 하면 연이율 3.5% 짜리 예금 상품에 가입한 것과 마찬가지인 수익률이 나올 것으로 본다.
- 오랜만에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다.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부동산 투자 전략이 있다면?
▶ 신 부지점장 = 홍익대 인근, 경리단길, 강남역 주변의 수익형 부동산과 상가, 위례나 송도신도시 등의 상가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한 최근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이 발표되면서 평택 지역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절반 이하로 낮출 것을 추천한다.
▶ 심 팀장=과거처럼 집값이 오르는 시기는 지났다. 시세차익보다는 1~2인 가구 증가로 원룸·오피스텔·월세아파트 등 수익형부동산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소규모 주택 보급율이 급증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지역에 잘못 투자했다가 공실로 월세 수입은 얻지 못하면서 세금만 부담하는 경우도 많다. 지하철 신설노선 주변 등 교통 여건의 개선이나, 월세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의 선별적인 투자가 바람직해 보인다.
▶ 이 과장=코스피가 박스권이라도 개별종목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일수 있듯이 부동산은 철저히 개별로 접근해야한다. 정책적 수혜로 강세를 보이는 부동산은 일부 과열징후도 있고, 베이비부머세대가 은퇴하는 인구구조학적 리스크로 보더라도 부동산이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보긴 어렵다. 다만 지역적 특성으로 호재를 지닌 투자는 유효하기 때문에 선별적으로 접근하길 추천한다. 다만 저금리를 활용하여 레버리지를 과하게 활용하는 투자는 금물이다.
- 저금리 기조에서 서민들의 예적금 가입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신 부지점장=수익률 높은 계좌로 돈을 옮길 필요가 있다. 저축은행 예금을 추천한다. 현재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는 연 2% 중반대로 제1금융권보다 0.5%포인트 이상 높다. 5000만원 이하까지는 예금자보호가 된다. 중장기 저축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주택청약종합저축도 눈 여겨 볼만 하다. 청약은 2년까지는 연 1~2%대의 낮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3년째부터는 연 3%에 가까운 적지 않은 금리를 준다. 소득공제 혜택(연간 240만원 한도 내에서 40%)까지 가져갈 수 있다.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저축성보험도 눈 여겨 볼만 하다.
▶ 심 팀장=목돈을 운영하는 경우, 금리가 하락되는 시기에는 예금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것이 좋고, 금리 상승기에는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 목돈마련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투자 목적에 따라 확정금리 적금과 적립식펀드를 활용한 분산투자가 바람직해 보인다.
▶ 이 과장=서민들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예적금 상품을 우선 추천한다. 예를 들어 재형저축이 그 사례가 될수 있다. 또한 주택청약종합통장처럼 고금리가 주어지는 특수 상품이나, 스마트폰전용적금처럼 은행마다 금리혜택이 주어지는 상품도 대안이 될수 있다.
[홍장원 기자 /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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