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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마왕’이 돌아온다…故신해철 목소리 복제된다
입력 2015-04-22 16:10  | 수정 2015-04-22 16:2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마왕'이 다시 돌아온다. 고(故) 신해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및 그의 목소리로 불려지는 신곡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22일 고 신해철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최근 그의 생전 목소리를 완벽에 가깝게 재생해 내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한 포털 사이트 운영사가 개발 참여한 기술을 통해서다.
고인이 된 가수의 원본 멀티테이프를 복원한 뒤 새롭게 믹스·마스터링하는 방식은 있었지만 이번 기술은 차원이 다르다.
이른바 목소리 복제 기술이다. 특정인의 하모닉스·리듬·진동·공명·발성패턴·특징 등을 분석해 컴퓨터에 입력해 놓으면 거의 흡사한 목소리를 얻어내는 기술로 알려졌다.

고 신해철 소속사와 해당 기술을 보유한 회사 측은 최근 만남을 갖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긍정적으로 나누었다. 신해철 유족 측 또한 이러한 프로젝트 추진에 동의했다.
가장 기대되는 대목은 신해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고인이 세상을 떠났을 때 다수 팬들은 "그가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다시 재방송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과거 신해철이 약 11년간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SBS '고스트스테이션'과 MBC '고스트네이션'으로 나눠져 있는 상황. 고인 추모 기간 중 각 방송사의 재방송이 있었지만 문제가 있었다.
신해철과 방송사간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아서다. 신해철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방송사의 권리도 있다. 방송사 측에서는 비상업적 용도라는 전제 하에 인터넷(팟 캐스타나 아프리크TV 등)을 활용한 재방송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전례가 없던 일이기에 이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다.
전파를 애초 비상업적 용도로 해석하지 어려울 뿐더러 일개 개인이나 라디오국이 마음대로 사칙이나 규정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었다.
KC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당시 작가의 대본이나 신해철의 녹음본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신해철의 목소리가 복제된다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새로운 개념의 라디오 방송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온전한 신해철의 목소리일 수는 없다. 그러나 누구보다 사회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직설을 날렸던 신해철이다. 신해철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자란 팬들에게 그는 정신적 지주나 다름 없었다.
한 관계자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무엇인가. 그 시절 신해철의 목소리(주장)은 지금에도 대입된다. 그가 했던 말들과 메모, 일기장 등을 정리·취합해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팬들에게 들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고 신해철 1주기즈음 발매 예상 되는 유작 앨범도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생전 신해철이 그룹 넥스트 유나이티드 컴백을 준비하며 이미 녹음해 놓은 곡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완성된 신곡을 포함해 애초 미완인 곡들은 목소리 복제 기술을 이용해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C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목소리 복제 기술이 앨범 작업에까지 쓰이려면 더욱 완벽해져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왕'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 신해철은 지난해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뒤 고통을 호소하다가 심정지가 와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같은 달 27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 신해철을 집도했던 S병원장에게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S병원장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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