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각하, 4개월째 월급을 못받았어요"
입력 2015-04-22 14:34 

푸틴 각하, 4개월째 월급을 못받았어요.”
러시아 북쪽 시베리아에선 건설 노동자들이 기숙사 지붕에 써놓은 구호다. 러시아 북동쪽에선 교사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중부지역은 철강 합금산업 공장 직원들이 거리로 나왔다. 상테 페터스부르그에선 자동차 노동자들이 봉기를 들었다.
러시아 곳곳에서 월급체불과 무단 무급휴가에 반발한 시위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와 ‘뚝 떨어진 유가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 경제로 인해 기업들이 경비삭감에 속속 들어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NYT)는 21일(현지시간) 지금까지 러시아의 노동조합 시위는 최근 정치적이나 경제적 힘을 갖고 있지 못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이번 시위는 푸틴의 경제정책을 정면비판 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예전 시위랑은 틀리다”고 말했다.
러시아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이 최근 커진 이유는 러시아 회사들이 퇴직급여 지불을 기피하기 때문에 해고를 좀 처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러시아 정부는 실직율이 올라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해고를 의도적으로 자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 기업들은 수년째 위축된 경제상황에서 해고를 하지 않고 몇 달째 임금을 체불하거나 비자발적 무급 휴가를 줄줄이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 통계국에 따르면 임금체불은 지난 4월1일 기준으로 29억 루블에 이르고 있다. 이는 1년 전 보다 15% 정도 증가한 수치다.
그간 임금체불에 대한 불만은 1년전 크림반도 사태 이후 푸틴 블라디미르 대통령이 지금의 어려움은 러시아의 이익을 세우기 위해 피할 수 없는 댓가”라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수면 아래로 잠들어 있었다. 서방과의 냉전구도 앞에서 이런 파업 자체를 TV에서 아예 다루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젠 파업과 시위가 내륙지방으로 확산되며 대통령에 대한 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 푸틴 정부에 새로운 도전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야당 지도자였던 보리스 넴쵸프의 살해에 반발하는 정치 지도자들까지 시위에 나서고 있어 ‘엎친데 덮친격이 되고 있다.
러시아 지역 신문들은 자바이칼 지역 러시아 교사들의 시위와 관련해 주지사가 나서 교사들이 애국심이 있다면 얼마 간은 무급으로 일할수도 있다며 설득했지만 되레 크림반도사태에 애국적 마인드를 축소시키는 효과만 나타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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