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WSJ “한국 부채수준, 2008년 美보다 높다…경제 성장 어렵다”
입력 2015-04-22 11:45 

한국이 부채가 꾸준히 증가해온 아시아 경제의 축소판이며 높은 빚 때문에 한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한국이 높은 부채와 고령화의 복합적인 어려움에 노출돼 있으며 이는 이미 성장이 둔화한 한국이 과거와 같은 경제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GDP대비 부채 비율은 286%로 전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20개국 중 하나이며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로 미국보다도 높다.
현재 한국의 소득대비 가계부채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보다 더 높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올해 3% 이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아직 기준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기는 하지만 빚을 갚기 어려워지고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지난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부채 비율이 계속 상승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7년 동안 아시아 국가가 세계 부채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지난 2007년 이후 중국이 전 세계 부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 등 확장적 통화정책 때문에 아시아로 자금이 대거 유입됐으며 낮은 금리 때문에 정부, 기업, 개인까지 전례 없이 대출을 많이 받고 있다.
국가마다 대출의 양상도 전부 다르다.
중국은 대형 국영기업, 부동산 개발업자, 지방정부가 부채 비율을 늘렸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중산층 생활을 누리기 위해, 제품 생산자들은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해 각각 대출을 받았다.
일본은 부채 비율은 사상 최고치인 400%까지 올라갔다. 일본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아시아 국가들의 GDP대비 부채 비율이 205%까지 상승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시아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07년에는 144%, 아시아 금융위기 전인 1996년에는 139%였다. 중국은 지난해 중반 부채가 28조2000억원으로 GDP대비 282%를 기록했는데 이때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69%였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경제 규모와 비교하면 부채 비율이 비교적 낮지만 인도의 경우 인프라 기업 등의 부채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태국은 한국처럼 높은 부채와 고령화를 겪어 경제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아시아 국가들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에서 지난 1990년대처럼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대출이 외국에서 빌려온 돈이 아니라 국내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이 아시아 국가들의 디폴트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대출의 형태가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단순한 은행 대출과 채권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WSJ은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부채의 절반이 부동산에 묶여 있고 3분의 1이 ‘그림자 금융에서 받은 대출이다.
또 가장 가까운 시기에 올 수 있는 위기는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아시아 국가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주식시장과 채권 가격에 타격을 주고 대출 비용을 증가시키며 외환시장에서 불안정한 환율 변동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해당 신문은 분석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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