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완종의 ‘金배지’ 열망…10년을 추적해보니…
입력 2015-04-22 11:45 

‘성완종 리스트파문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배지에 대한 열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적수공권에서 2조원대 대기업 CEO(최고경영자)에 오른 데 만족하지 않고, 근 10년 동안 정치권 입성에 열과 성을 다한 성 전 회장의 행보가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의원직 상실 이후에도 사면을 통해 2016년 총선에 나서려고 했던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여의도에 입성하기 위한 행보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 비례대표 2번을 받으며 금배지를 노렸다. ‘충청의 맹주 김종필 총재 바로 다음 순번으로 자민련이 0.02%만 얻었어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때 고배를 마셨고 오히려 회사자금 횡령을 통해 만든 비자금을 정당후원금으로 유용한 혐의로 구속되지만 사면을 받는다. 성 전 회장은 얼마 후 행담도 개발 비리에 휘말리며 형을 또 받지만 또 한번 특사로 풀러나게 된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대통령직인수위에 들어갔지만 2008년 18대 국회의원 공천을 받지 못한다. 4년 뒤 19대 총선에선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이 문제로 불거져, 새누리당 경선조차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은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당대표를 지냈던 변웅전씨를 비례대표 4번으로 밀어내고 극적으로 공천을 따낸다. 성 전 회장은 결국 ‘금배지를 달았지만 변웅전씨는 낙선한다.
선진당 원내대표가 된 그는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이뤄내고 충남도당 위원장까지 오르지만 지난해 6월 선거법 위반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열망은 여기서 끊나지 않았다.
2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내년 20대 총선 출마를 위해 이번에도 특별사면을 받으려 했고, 이를 위해 현 정부 인사들과 집중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이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에 이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2차례 사면을 받았던 성 전 회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세 번째 ‘사면 로비를 벌인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일정표를 토대로 현 정부 핵심 인사들과 접촉한 내역과 통화 기록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40여 차례, 이병기 비서실장과는 140여차례 전화통화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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