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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공백無’ 삼성, 곳간 빌 틈이 없다
입력 2015-04-22 10:35  | 수정 2015-04-22 13:00
박해민은 지난해에 이어, 구자욱은 새롭게 야수진에 가세해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곳간은 빌 틈이 없다.
삼성은 신기한 팀이다. 한 선수가 빠지면 새로운 선수가 어느새 그 자리에 나타난다. 철옹성같은 야구 세도가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두꺼운 선수층과 성공적인 세대교체다. 노련함이 가득한 베테랑과 전성기의 중고참, 패기 넘치는 신예라는 곡식들로 가득 채워진 삼성의 선수단의 깊이는 늘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 신예 가득한 야수진, 세대교체 문제 없다
NC다이노스를 상대로 5-0 완승을 거둔 21일 마산 정규시즌 경기는 이런 삼성의 면모가 잘 드러난 경기였다. 외야수 우동균이 전날 펜스에 부딪혀 부상을 당한 박한이를 대신해 선발 우익수로 출전, 멀티히트 활약을 했다. 박한이는 현재 엔트리서도 제외될 수 있는 몸 상태. 그가 없다는 것은 분명 삼성의 크나큰 손실이지만 공백을 메울 신예가 있다는 점 또한 다행인 일이다.
외야수 박찬도는 9회 최형우를 대신해 대수비로 출전했고, 내야수 김재현도 나바로와 교체돼 9회를 책임졌다. 박찬도는 애초에 구자욱, 박해민, 우동균과 함께 외야의 깊이를 더해줄 신예로 꼽혔다. 박해민이 주전 중견수로 낙점 받고 구자욱이 주전 1루수 채태인이 공백을 메우면서 박찬도는 우동균과 함께 대수비 겸 대주자, 대타 요원으로 1군에서 뛰고 있다.
김재현도 단 1타석밖에 들어서지 않아 공격 활약은 적다. 3루, 2루, 유격수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인 만큼 경기 후반 대수비로 활용되고 있다. 조동찬, 김태완의 부상으로 고민이 있었던 내야 백업 공백을 잘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김재현은 캠프서 ‘수비도사 류중일 삼성 감독이 직접 꼽은 인상적인 ‘수비수이기도 하다.
최근 리드오프로 중용되고 있는 박해민은 거의 리그를 대표하는 수준의 활약 중이다. 그런데 이 박해민도 지난해 개막전에는 주전이 아니었던 풀타임 2년차의 신예 선수다. 거기에 18경기서 타율 2할2푼8리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하위타선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구자욱은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유일한 신인이다. 추가로 탄탄한 예비자원들이 뒤를 받치며 언제든지 주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점은 삼성을 더 강하게 만들 요소들이다.
▲ 돌아온 형님들, 꽃 핀 동생들, 기다렸던 젊은 피
세대교체가 뚜렷한 야수진에 비해서 그리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마운드 역시 새로운 주역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엄밀히 말해 새 얼굴이 아닌 꾸준히 활약한 베테랑들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거나 부상으로 신음했던 기간이 길어 잠시 잊혀졌던 선수들이 대거 선전을 펼치고 있다.
바로 김건한, 박근홍, 신용운, 권오준이 그 주인공. 2차 드래프트로 팀을 건너왔거나, 개명을 했거나, 긴 부상의 터널을 지나온 사연 많은 이 베테랑 선수들은 올해 마치 새로운 선수들처럼 초반 질주를 하고 있다. 눈부신 역투로 2점대의 불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최강 불펜의 위용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2.06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2위 SK의 3.48과 차이가 큰 독보적인 1위. 이제는 1점대 마저 진입할 기세다.
수차례 부상으로 신음했던 신용운은 올해 완벽한 모습으로 부활했다. 사진=MK스포츠 DB
올스타 라인업의 주전 야수진이 건재한 가운데 뒷문에 3명의 ‘형님들과 이제 알을 깬 박근홍이 가세하면서 안지만과 임창용은 외롭지 않게 됐다. 거기에 수년간 삼성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사이드암 심창민도 21일 1이닝 무실점의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사이드암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심창민마저 가세하면서 삼성의 불펜진은 그 깊이와 구성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
불혹의 나이에 타율 3할3리 3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이승엽은 괌 캠프에서 삼성의 이런 마법이 가능한 이유를 들려준 적이 있다. 이승엽에 따르면 그것은 그저 강팀이기에 당연한 결과가 아니다. 혜안을 갖고 선수단을 적극 지원하는 구단과 운영진, 류중일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노력이 함께 이뤄낸 일이다.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그리고 건재한 모습으로 앞에서 끈다. 후배들은 이 자리를 얻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면서 따라온다. 그러면서도 화기애애하게 경쟁하는 이런 삼성만의 분위기가 최대 강점이다. 우리는 최강이라는 자부심에 걸맞은 노력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도 우승을 자신한다.”
심창민까지 돌아왔다. 사진=MK스포츠 DB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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