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사 1조 클럽…중견기업 대약진
입력 2015-04-21 17:57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상장사 수가 10년 새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 중견기업과 소비재 기업의 도약이 두드러져 국내 산업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정보 분석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매출액이 1조원 이상인 상장사 수가 2004년 124개에서 2014년 230개로 10년 새 106개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집단이 아닌 중견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가 제한되는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상장사 중에서는 매출액 1조원 이상인 기업이 2004년 98개에서 140개로 42개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대기업집단이 아닌 상장사들 중 매출 1조 클럽에 속한 기업 수는 같은 기간 26개에서 90개로 64개 증가했다.
업종별로 분석해보면 소비재 생산기업들이 대거 매출 1조 클럽에 들어갔다. 내구소비재 등을 생산하는 매출 1조원 기업이 15개에서 48개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음식료·생활용품 등과 관련된 매출 1조원 기업도 10개에서 31개로 3배가량 늘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화 덕분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경제성장이 둔해질 때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한 중소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사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의류 업체인 영원무역과 자동차부품 업체 세종공업 등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1998년 외환위기 때 대기업들이 국제화됐다면 2008년 금융위기 때는 1차 협력사들이 대기업을 따라 해외로 진출하면서 글로벌화에 성공했다"며 "한국 경제가 더욱 건강해지려면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B2C 기업(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 중에서 1조 클럽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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