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리·하나 이어 신한銀 印尼 진출
입력 2015-04-19 17:31  | 수정 2015-04-19 20:01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동남아시아 진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연 1%대 초저금리 시대를 맞으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국내 시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고육책이자 미래 투자인 셈이다. 여기에 동남아 현지의 금융권 구조조정과 맞물려 인수·합병(M&A)을 통한 금융회사 대형화 움직임도 있어 진출 기회도 많아지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에서 신한은행의 현지은행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40%(5400만달러) 인수건을 최종 승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2년 12월 지분인수계약을 체결했지만 그동안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표류했던 건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2년 7월 금융기관 최대주주 지분제한 규정을 도입한 이래 외국계 은행에 지분 인수를 승인해 준 첫 사례"라며 "현지 감독당국의 금융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잔여 지분 추가 인수를 추진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2010년 신한은행 자금국제그룹 전무를 맡았을 때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번에 자신이 직접 마무리하게 됐다. 그는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인도로 이어지는 동남아 주요 금융시장에 모두 진출함으로써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이라는 글로벌사업 전략 방향을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이르면 오는 8월 필리핀에도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 법인 형태로 진출한 국내 은행은 신한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과 하나·외환통합법인 등 총 3곳이 됐다. 우리은행은 현지 은행인 소다리은행과 우리은행 현지법인을 M&A해 지난 2월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켰다. 하나은행은 하나은행 현지법인과 외환은행 현지법인을 합병해 지점 44곳을 가진 'PT.외환하나은행'을 지난해 3월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내 은행들은 현지 은행을 M&A하는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사무소→지점→현지법인' 순서로 금융당국의 승인을 통해 설립하면 비용·시간이 많이 들어 신한은행의 BME 인수와 같은 M&A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금융 부문 구조조정은 국내 은행들엔 '호재'가 될 전망이다. 탁윤성 금융위원회 글로벌금융과장은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1% 중반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연 5~6%대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 금융시장은 매력적"이라며 "특히 인도네시아는 은행이 120개에 달할 정도로 소형 은행들이 많아 M&A를 통한 대형화 과정에 해외 금융회사들이 나서 주기를 금융당국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들의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부실이 많은 현지 은행을 M&A로 조기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탁 과장은 "현지 금융당국은 단순히 금융만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제조업체들의 투자 유치와 진출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베트남 금융당국도 현지 시중은행 50여 곳 가운데 부실이 많은 은행을 2017년까지 통폐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대형 은행이나 합작 은행에 부실 은행을 M&A시키겠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은행들엔 M&A '매물'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송성훈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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