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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신보라 “만능엔터테이너 보다는 종합예술인이 더 정감있지 않아요?”
입력 2015-04-19 09:28 
사진=YMC엔터테인먼트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노래 잘하는 개그우먼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떳떳하고 싶었다”

신보라는 정식 음원이 발매되기 전 짧게 공개한 티저 영상만으로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티저를 봤다면 그런 반응이 당연하다. 그 동안 우리가 TV를 통해 봐왔던 신보라는 그 영상 안에는 없다.

‘노래 잘하는 개그우먼이었던 신보라는 두번째 싱글을 발매했다. 자신의 이름의 앨범을 내고 방송 활동까지 시작하며 가수로서 한발 내걸었다. 솔로로는 두 번째 앨범이긴 하지만 제대로 된 활동은 처음이다.

노래 잘하는 개그우먼으로 가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늘 마음속에 있었다. 인지도로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고 무대에 오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떳떳하고 싶었다. 1년4개월 동안 ‘개콘을 쉬면서 음악에 집중하는 환경이 됐고 이번엔 곡이 나오는 처음부터 믹싱, 뮤직비디오 찍을 때도 다 제가 지켜봤다. 그래서 더 의미있다.”

신보라의 신곡 ‘미스매치는 배치기의 ‘눈물샤워를 작곡한 랍티미스트가 작곡한 곡으로 마이너 풍의 힙합곡이다. 여기에 래퍼 바스코의 피처링까지 더해져서 더욱 강렬해졌다.

힙합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노래 후렴구만 들었을 땐 힙합인지 몰랐었다. 랩이 있는 곡의 구성을 넓혀 가다 보니까 남녀 이별을 다루게 됐고 랩으로 독한 메시지를 전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전 힙합을 잘 모른다. 박성광, 정태호랑 같이 한 ‘용감한 녀석들이 사랑받긴 했지만 음악적 지식은 없었다. 그냥 들어서 좋으면 들었는데 이번에 해보니 굉장히 매력있다. 랩으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자체가 멋잇다.”

노래도 강렬하지만 신보라 변신도 이에 못지않다. 수수하고 착한 개그우먼이었던 신보라가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스모키 화장을 하고 등장한다. 본인이 평소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180도 달랐지만 의외로 잘 어울려서 놀라울 정도였다. 이젠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선입견이나 이미지를 깨고 싶은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이 곡 하나로 이미지를 변신하거나 내 모습을 없애자는 의도로 한 건 아니다. 첫 싱글곡인 ‘꽁꽁과는 다른 음악 스타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노래가 전달하고자 하는 걸 제대로 해내고 싶었다. ‘미스매치는 상처받은 여자가 독한 이별을 하는 내용이다. 그걸 잘 표현하려면 입술도 빨갛고 눈화장도 해줘야 할 것 같았다. 사실 이런 메이크업은 처음이다. 그래도 주위에서 뜯어 말리지 않은 것 보면 많이 이상하진 않은 것 같다.(웃음)”

곡 한 곡을 만드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고 고백한 신보라는 뮤지션들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한편 다행이라고 했다. 현재 신보라는 KBS2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를 잠시 쉬고 있는 상태다. ‘뿜엔터테인먼트를 마지막으로 잠시 무대를 떠나기로 결심했고 그 시기에 음악 작업을 할 기회가 생겼다.

감사하게도 ‘개콘 무대에 쉬지 않고 섰다. 근데 어느 순간에 무대에서 쏟아낼 게 없다고 느껴지더라. 너무 익숙해져서 영혼없이 무대에 설 때도 있었다. 5년차니까 더 쏟아내기 위해서 채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무대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소중한 무대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제작진에게 쉬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충분히 에너지를 쌓고 있다. 덕분에 드라마도 해보고 진행도 하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었다.”

매주 아이디어를 내놓고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다. 신보라는 쉽게 복귀하진 않겠다고 했다. 집중해서 준비해야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고 상황과 환경이 허락할 때, 민폐가 되지 않을 때에 다시 ‘개콘 무대에 설 예정이다.

신보라 본인에게 충전을 위한 휴지기이지만 그 사이에 많은 영역에 도전할 수도 있었다. ‘개콘을 쉬는 동안 KBS2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을 통해연기에 도전했고 MBC ‘찾아라 맛있는 TV MC로도 활약 중이다. ‘개콘 출연 때부터 해왔던 드라마 OST도 꾸준히 하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지만 신보라는 그 자체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끼도 많지만 큰 목표보단 세월이 흘렀을 때 그저 ‘기분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도 덧붙였다. 자신이 가진 재능에 감사할 줄 알고 겸손한 신보라다운 대답이었다.

정태호 선배는 저를 보고 ‘홍서범을 잇는 종합예술인이라고 해주신다.(웃음) 종합예술인이 만능엔터테이너보단 더 정감 있지 않나? 노래를 하는 것도 저고 개그를 하는 것도 저다. 물론 그런 저를 보고 어색해하고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거다. 자연스럽게 받아달라는 것 자체가 욕심이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이곳저곳 기웃거린다는 얘기는 가장 듣고 싶지 않은 표현이다. ‘개콘을 하면서도 과분한 사랑과 과대평가를 받은 부분도 있지만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시각으로 1°라도 바뀔 수 있다면, 최대한 어설퍼 보이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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