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후 얼굴색에 변화가 없는 사람은 적정량의 음주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효과가 전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남대의대 가정의학교실 김종성 교수팀은 30세 이상 성인 남성 1817명을 대상으로 평소 음주 습관과 안면홍조 여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중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는 남성은 662명, 얼굴색에 변화가 없는 남성은 872명, 나머지 283명은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표준 잔(1잔은 알코올 14g)으로 주당 4잔 이하 음주 습관을 갖는 경우를 기준으로 향후 10년내 중등도 이상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는 남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할 때 심혈관 질환 위험도에 차이가 없었다.
보통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몸속으로 들어온 술이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뀌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독성 반응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금방 체내에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성돼 알코올로 인한 독성 반응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번 연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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