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식품주에 대한 재평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조산업(171.4%) 풀무원(79.3%) 대상(34.6%) 대한제분(28.6%) CJ제일제당(25.3%) 샘표식품(22.9%) 등 식품주 주가는 모두 급등세를 연출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실적에 큰 변동이 없는 '내수 방어주'로 인식되면서 성장주 랠리 속에서 외면 받았지만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올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가정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중국에서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일각에서는 오뚜기와 동원F&B에서 시작된 식품주 재조명이 사조산업과 풀무원으로 이어지고, 그다음 밀가루·간장·조미료 등을 만드는 원재료 업체들로 연결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오뚜기와 동원F&B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8~19배 수준으로 10배 초반의 사조산업, 대상 등에 비해 비싸다. 이와 함께 소맥·대두·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지난 1년간 20% 넘게 떨어지는 등 원료비가 크게 절약된 점도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샘, 아모레퍼시픽 등 고PER의 성장주가 지나치게 오르자 실적이 뒷받침되는 저평가주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 토지 등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식품업체가 자산주로서 매력까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토지자산 가치가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S&T홀딩스, 아세아, 신대양제지, 수출포장 등 자산주들이 최근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대한제분은 곡물가 하락과 함께 자산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1960년대 박정희정부로부터 불하받은 인천 부평 산곡동 14만평 임야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지만 부분적인 개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른자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부가가 60억원에 불과하지만 인천 중심에 위치해 개발제한만 풀리면 그 가치가 시가총액(3380억원)도 뛰어넘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다. 이 밖에도 서울 양평동 1200여 평 물류기지, 마포동 470평짜리 사옥 등의 가치도 돋보인다. 작년 영업이익이 530억원, 현금화될 수 있는 순유동자산이 약 2200억원인 데 비해 시총이 낮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는 풀무원은 중국 매출 덕분에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있는 데다 지분 75.79%를 보유한 자회사 풀무원식품이 코스피 상장(IPO)을 추진하면서 지분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성장주와 자산주 특징을 겸비했다는 평가도 있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 매출이 매년 80~90% 성장하고 있고 한국에서처럼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다"며 "자회사 가치 8650억원, 무형자산 가치 2280억원, 유형자산 가치 70억원으로 추정돼 현재 시총은 할인된 상태"라고 말했다.
풀무원 주가 급등을 이끈 동력이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국내 주요 그룹이 가정 간편식 시장 진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지분구조가 약하고 다양한 식재료 부문을 가진 풀무원의 인수 매력이 상당하다는 것.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를 유치할 수는 있겠지만 풀무원 오너가가 자회사를 매물로 내놓거나 피인수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일축했다.
대상은 연이은 어닝쇼크와 소극적인 IR 활동이 주가 저평가를 낳았지만 작년 4분기부터 실적 안정화와 IR 소통으로 신뢰를 회복하면서 밸류에이션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베트남·필리핀에서의 흑자전환 등 전반적으로 해외 사업이 턴어라운드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배구조 이슈가 주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조산업의 경우 자산가치 상승도 빼놓을 수 없는 주가 촉매제란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골프장 '케슬렉스서울' 56만평 용지가 그린벨트 일부 해제와 위례신도시 개발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부가는 1000억원에 불과하지만 토지가치가 1조원도 넘는다는 관측도 있어 골프장 지분 79.5%를 들고 있는 사조산업 주가도 힘을 받았다는 것이란 분석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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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까지만 해도 실적에 큰 변동이 없는 '내수 방어주'로 인식되면서 성장주 랠리 속에서 외면 받았지만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올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가정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중국에서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일각에서는 오뚜기와 동원F&B에서 시작된 식품주 재조명이 사조산업과 풀무원으로 이어지고, 그다음 밀가루·간장·조미료 등을 만드는 원재료 업체들로 연결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오뚜기와 동원F&B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8~19배 수준으로 10배 초반의 사조산업, 대상 등에 비해 비싸다. 이와 함께 소맥·대두·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지난 1년간 20% 넘게 떨어지는 등 원료비가 크게 절약된 점도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샘, 아모레퍼시픽 등 고PER의 성장주가 지나치게 오르자 실적이 뒷받침되는 저평가주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 토지 등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식품업체가 자산주로서 매력까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토지자산 가치가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S&T홀딩스, 아세아, 신대양제지, 수출포장 등 자산주들이 최근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대한제분은 곡물가 하락과 함께 자산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1960년대 박정희정부로부터 불하받은 인천 부평 산곡동 14만평 임야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지만 부분적인 개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른자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부가가 60억원에 불과하지만 인천 중심에 위치해 개발제한만 풀리면 그 가치가 시가총액(3380억원)도 뛰어넘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다. 이 밖에도 서울 양평동 1200여 평 물류기지, 마포동 470평짜리 사옥 등의 가치도 돋보인다. 작년 영업이익이 530억원, 현금화될 수 있는 순유동자산이 약 2200억원인 데 비해 시총이 낮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는 풀무원은 중국 매출 덕분에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있는 데다 지분 75.79%를 보유한 자회사 풀무원식품이 코스피 상장(IPO)을 추진하면서 지분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성장주와 자산주 특징을 겸비했다는 평가도 있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 매출이 매년 80~90% 성장하고 있고 한국에서처럼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다"며 "자회사 가치 8650억원, 무형자산 가치 2280억원, 유형자산 가치 70억원으로 추정돼 현재 시총은 할인된 상태"라고 말했다.
풀무원 주가 급등을 이끈 동력이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국내 주요 그룹이 가정 간편식 시장 진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지분구조가 약하고 다양한 식재료 부문을 가진 풀무원의 인수 매력이 상당하다는 것. 그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를 유치할 수는 있겠지만 풀무원 오너가가 자회사를 매물로 내놓거나 피인수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일축했다.
대상은 연이은 어닝쇼크와 소극적인 IR 활동이 주가 저평가를 낳았지만 작년 4분기부터 실적 안정화와 IR 소통으로 신뢰를 회복하면서 밸류에이션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베트남·필리핀에서의 흑자전환 등 전반적으로 해외 사업이 턴어라운드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배구조 이슈가 주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조산업의 경우 자산가치 상승도 빼놓을 수 없는 주가 촉매제란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골프장 '케슬렉스서울' 56만평 용지가 그린벨트 일부 해제와 위례신도시 개발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부가는 1000억원에 불과하지만 토지가치가 1조원도 넘는다는 관측도 있어 골프장 지분 79.5%를 들고 있는 사조산업 주가도 힘을 받았다는 것이란 분석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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