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리 하락에 채권거래도 활기
입력 2015-04-14 17:06 
◆ 시장 분석 / 채권시장 ◆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채권시장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금리 하락에 '베팅'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몰린 가운데 일반 투자자들까지 직접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장내 채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도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량은 7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장내 채권시장은 기관 전용 시장인 국고채전문유통시장(KTS)과 일반 투자자도 참여 가능한 일반채권시장, 소액채권시장으로 구성된다. 일반채권시장에서는 국채, 회사채 등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약 1만2000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장내 채권 거래 확대는 2012년 이후 지속된 금리 인하 조치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뛰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하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에 대한 할인율로 쓰여 할인율이 낮아지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고채 10년물 수익률 대비 2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 수익률은 2014년 이후 30.2%를 기록했고 연초 이후 수익률도 5%에 달했다.

일반 투자자의 장내 거래시장 참여 증가도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예금 금리 하락 탓에 일반 투자자의 장내 직접투자 수요가 늘어 매매비중이 2011년 18.3%에서 올해 1분기 24.2%까지 증가했다. 일반채권시장과 소액채권시장 활동계좌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만8000계좌(87.1%) 증가했다.
1분기 일반채권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회사채를 총 3896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금리 하락에 대한 투자 수요와 함께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고위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채권에 중점이 맞춰진 펀드 중에 개인이 공모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마땅치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펀드에서 채권 가격 상승으로 얻은 차익은 이자와 함께 과세 대상에 속해 직접투자가 유리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에 대한 위험 요소를 꼼꼼히 따져 투자하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회사채는 기본적으로 기업 신용등급을 참고해야 하는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을 활용해 재무정보를 살펴보고 투자설명서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채권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 보유잔액은 지난해 3월 95조원에서 지난달 말 102조5740억원으로 7.9% 증가했다. 중국 등 아시아 자금과 양적 완화(QE)가 진행 중인 유럽계 자금의 순투자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고채 발행 잔액은 3월 말 기준 520조22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발행 잔액이 540조원을 넘고 2018년에는 666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크고 글로벌 유동성도 풍부해 한국 채권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고채 3년물 최종 호가수익률은 연 1.731%로 저점 대비 소폭 상승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고 경제지표 확인에 대한 부담으로 단기에 급락한 금리가 상승했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이 올해 후반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인한 금리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현재 성장 탄력과 세수 부족분 증가를 감안하면 2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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