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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규리에게 ‘여고괴담2’가 특별한 이유
입력 2015-04-13 11:27 
사진=여고괴담2 포스터
[MBN스타 정예인 기자] 최근 영화 ‘화장으로 스크린을 찾은 배우 김규리. 그에게는 잊지 못할 한 작품이 있다. 처음 영화라는 장르를 만나게 해 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이하 ‘여고괴담2)가 그것이다.

‘여고괴담2는 1998년 개봉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여고괴담(이하 ‘여고괴담1)의 속편으로, 개봉할 당시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공포영화라는 장르적 재미를 기대했던 대중에게는 혹평을, 공포영화에선 볼 수 없던 면을 보여줬기에 평단으로부터는 호평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여고괴담2는 대중으로부터 외면 받은 탓에 ‘여고괴담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여고괴담2는 전작인 ‘여고괴담1의 누적관객수 62만1032명(이하 서울시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14만8151명을 동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규리에게 ‘여고괴담2는 재미있게 봤어요”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입이 찢어지게 웃음이 나는 작품이다. 그는 ‘여고괴담2를 너무도 자랑스러운 작품 중 하나”라고 꼽으며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김규리는 당시의 나는 영화라는 장르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상상하지 못했다. 때문에 ‘여고괴담 시리즈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여고괴담2를 제작할 당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크랭크인을 하루 남겨 놓고 배역이 바뀌기도 했고, 출연했던 아역 배우의 분량이 통째로 삭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민규동, 김태용 감독은 번갈아가며 대본을 쓰고 병원에 가서 링거 맞기를 반복했다. 김규리는 이를 두고 ‘여고괴담1이 워낙 잘 됐으니, 부담감이 있었을 터다. 두 감독님은 잘해야 된다는 집념으로 링거를 맞고서 힘을 내 촬영을 이끌어갔다”고 설명했다.

김규리는 이어 이 영화는 민규동, 김태용 감독이었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장면이 어떻게 배치될지 몰랐다. 모든 분량을 붙여서 정리하고 보니 4시간이었다. 이를 2시간 분량으로 줄였고, 완성작을 보고서야 이런 영화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사진=여고괴담2 스틸컷

‘여고괴담2는 민아(김민선 분)가 동성커플로 소문난 효신(박예진 분)과 시은(이영진 분)의 교환일기를 발견하면서 두 소녀의 은밀한 관계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은 90년대 후반,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김규리는 이를 두고 우리 나이 또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중, 여고라는 금남의 공간에서 일어난 사랑이야기를 어떻게 두 남자 감독이 그려낼 수 있었는지 놀랍다. 나 역시 여고 생활을 하면서 만난 적 있던 동성 커플을 보고서 설핏 이해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고괴담2는 단순히 공포영화라는 틀에 덧씌워지긴 아까운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 역시 ‘여고괴담2 같은 영화는 공포영화지만 아름다운 화면을 담아냈고, 또 한국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를 보더라도 김규리가 유독 ‘여고괴담2에 대한 이야기를 반가워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그의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전에 만난 적 없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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