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늘이면]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 '성완종 리스트'가 웬말이냐
입력 2015-04-13 10:55  | 수정 2015-04-13 17:19
출처 = MBN 방송 캡처
이전의 오늘은 어떤 날이었을까.
'오늘裏面'은 이러한 궁금증으로 시작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지는 뉴스와 사건들 속에서 울고 웃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오늘이면은 과거의 오늘이 가진 다른 의미를 추적합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소외당하고 잊혀질 뻔한 사실들을 적습니다.
오늘의 역사를 통해서 지금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96년 전 오늘, 4월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날입니다.

1919년, 한 학생의 외침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퍼져간 3·1운동은 우리나라 독립사의 커다란 전환점이었습니다. 바람 불면 먼저 눕기 바빴던 민초들의 저항에 일제는 물론, 독립운동가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전의 역사는 영웅들의 서사시였습니다. '단군'으로 시작해 '정순헌철고순'으로 끝나는 역사 속에 민중이 들어갈 틈은 없었습니다. 강점기 때 펼쳐진 독립운동 역시 소수의 엘리트를 중심으로 전개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3·1운동은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민중에 의해 부르짖어진 '독립만세'는 이후 펼쳐지는 독립운동의 원동력이 됐고, 그 직후 만들어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이제 막 움튼 민중의 힘을 집약시키고자 탄생한 정부였습니다.

출처 = MBN 방송 캡처


4월 10일 이동녕 선생 등 제헌의원 29명이 중국 상해의 프랑스 조계 김신부로 22호에서 임시의정원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시영, 이동녕 선생 등이 공동 기초한 10개조의 헌법을 심의하고 정강정책, 임시헌장 선포문을 확정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대망의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성립되었음을 국내외에 정식 선포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96년 전이었습니다.

제 1조,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제로 한다.
제 3조, 대한민국 인민은 남녀, 귀천,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하다.
제 4조, 대한민국 인민은 종교, 언론, 저작, 출판, 결사, 집회, 통신, 주소 이전, 신체, 소유의 자유를 누린다.

제 5조, 대한민국 인민으로 공민 자격이 있는 자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진다.

이들은 위 내용의 대한민국임시정부 헌장을 통해 우리나라의 호칭을 ‘대한민국이라 공식적으로 선포했습니다. 비록 일제강점기라는 현실에서 영토와 국민을 갖지 못하고 국권의 행사에도 제약이 있었으나 이는 대한민국이 군주국이 아닌 공화국임을,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체제를 지향한 최초의 발돋움이었습니다.

상해임시정부는 항일 독립투쟁의 구심점이었습니다. 민족해방운동의 전개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곳을 거점으로 이루어 졌고 나라 안팎의 개별 독립운동 단체들을 모아 기반을 쌓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헌법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1988년 2월 25일에 시행된 현행헌법의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이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8월 15일 광복절은 기억해도 대한민국의 진정한 시발점이 된 4월 13일을 기억하는 이는 드뭅니다. 광복은 민족의 염원으로 일궈낸 결정체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한 시간동안 피 흘렸던 임시정부의 노력 또한 무위로 돌아가선 안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아쉬운 것은 현 대한민국의 정치판입니다. 오늘부터 나흘 동안 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됐습니다. 핵심은 ‘성완종 리스트입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청와대 비서실장과 여당의 핵심 인사들에게 불법 자금을 건넸다고 폭로한 후 정치권의 모든 이슈는 ‘성완종 리스트에 빨려 들어간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출처 = MBN 방송 캡처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편성했고 수사 물망에 오른 정치인들은 이를 부인하기 바쁩니다. 나도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는 동조형, 내 이름이 왜 거기 있는지 모르겠다”는 모르쇠형 단 1원이라도 받으면 은퇴하겠다”는 배째라형 등 반응도 다양합니다.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논란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한 나라의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입니다.

올해 우리는 광복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맞은 같은 날, 나라를 위해 애쓰고자 타국에서 한 뜻을 모은 정치인들이 있는 반면, 각종 비리와 논란으로 분란과 갈등을 일으키는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모두가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며,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한다던 이들이었습니다.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아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습니다.


영상뉴스국 박준상 인턴기자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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