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포주공1·은마·잠실주공5 … 이름값 못하네
입력 2015-04-12 17:40  | 수정 2015-04-12 20:09
개포 주공, 대치 은마, 잠실주공5 등 강남 재건축 대명사격인 아파트들의 매매가격이 최근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초 이후 계속된 서초구 아파트들의 매매 가격 약진과는 대비되는 모양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개포 저층 주공 단지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1단지 전용 50㎡의 경우 매매가격이 지난 1년간 8억~8억2000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렀다.
은마 전용 84㎡도 지난해 3월 10억원에 실거래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기 반등했던 2011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재 10억원 안팎을 맴돌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해 8~9월 11억6000만원까지 뛰었지만 다시 미끄러져 현재 작년 이맘때와 비슷한 11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자리걸음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고 있다. 조합설립, 건축심의 통과, 사업시행인가 등 재건축 절차를 밟을 때마다 호가가 수천만 원씩 뛰고 오른 가격에 거래되면서 아파트값이 다시 오르던 '재건축 가격 공식'도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재건축 아파트값이 고점 대비 30%가량 떨어지고 10년 이상 사업이 지지부진한 학습효과로 강남 재건축은 무조건 '돈이 된다'는 인식도 흐려지고 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그동안 자금력이 있는 50대 이상이 주된 투자자였지만 최근에는 실수요 목적인 30·40대가 늘고 자녀 증여 목적으로 투자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추격 매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강변에 위치하거나 대지지분이 많아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5층 이하 소형 아파트의 재건축은 끝물이고 현재 진행 중인 상당수 재건축 단지가 10~15층 중대형 아파트여서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주택 경기가 호황을 맞거나 단지 용적률이 올라가는 등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아파트값이 오르기보다 오히려 추가분담금 증가 등 예기치 못한 악재로 떨어지기 쉬운 게 재건축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실제 거주하면서 재건축을 기다릴 만하거나 건축 허가를 뜻하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5년 이내 입주할 수 있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접근하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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