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이투자증권 심야에 발 동동
입력 2015-04-10 16:02  | 수정 2015-04-10 19:50
지난 8일 밤 증권사 본사가 많이 위치한 서울 동여의도 일대가 분주했다. 한 증권사가 달러화예금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만기자금 상환 지연으로 2000억원이 필요해 증권금융과 다른 증권사에 자금을 요청하면서 심야에 소동이 일어난 것. 특히 올해부터 증권사의 콜시장 참여가 제한돼 급전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8일 밤 증권금융과 복수의 증권사 도움으로 2000억원가량의 급전을 어렵게 마련했다. 이 증권사는 중국 농업은행의 달러화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만기 6개월짜리 ABCP를 국내 기관투자가에 수백억 원씩 판매했다. 해당 상품은 만기매칭형으로 이날 만기일임에도 업무시간까지 자금이 입금되지 않았고 결국 마감시간이 한참 지난 후인 밤 11시께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 증권사들은 연 3%대의 중국계 은행 예금 운용을 위해 국내 투자가의 원화자금을 달러화로 환전해 중국계 은행에 예금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우선 증권금융에서 급하게 자금 1000억원을 빌렸다. 이 증권사가 발행한 할인어음을 증권금융이 매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또 다른 복수의 증권사와 자금중개사들에 급히 손을 벌려 각 증권사가 신탁 형태로 운용하는 자금에서 나머지 자금을 메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하이투자증권은 "농업은행 측에 당일 오전에 자금을 요청했고 당초 업무시간에 지급하겠다고 했다가 결국 늦게 입금됐다"며 "결제 과정에서 단순업무상 해프닝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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