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희대의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 은닉재산으로 '돈잔치' 측근 11명 실형
입력 2015-04-10 13:37  | 수정 2015-04-10 13:39
사진 = MBN
희대의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의 은닉재산으로 사리사욕을 채운 조씨 측근 인물 11명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는 10일 조씨 은닉재산을 관리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고철사업자 현모(53)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전국 조희팔피해자 채권단' 공동대표 곽모(47)씨와 조씨 사업체 기획실장 출신인 김모(41)씨에게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채권단 관계자 등 조씨 주변인물 8명에게는 징역 1년6개월∼9년형이 내렸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씨가 보관해온 고철사업 투자 명목의 조희팔 은닉자금과 관련, 별도로 추징금을 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검찰은 현씨에게 392억5천만원의 추징금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는 "조희팔 은닉재산을 추적해 피해자들에게 공평하게 배분할 목적으로 설립된 채권단 등이 임무에 위배되게 추적·회수한 재산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고철사업자 현씨는 조씨에게 도피자금을 제공하고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씨는 2008년 4월부터 같은 해 12월 사이 러시아 등 해외에서 고철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 것처럼 꾸며 조씨 측에서 범죄 수익금 760억 원을 받아 차명계좌 등에 분산·은닉한 혐의입니다.

그는 조씨 관련 범죄정보 수집, 수사 무마 등을 부탁하며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54·구속) 전 서기관에게 15억 8천만 원 상당의 뇌물을 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오 전 서기관이 현씨가 제공한 법인카드를 장기간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채권단 공동대표 곽씨는 조씨가 숨긴 재산인 경남의 한 호텔을 채권단 이름으로 넘겨받아 헐값에 판 뒤 매각대금 일부를 차명계좌로 빼돌린 혐의입니다.

이번 수사에서는 '무늬만 채권단'일뿐 조씨 측근들로 채워진 채권단 핵심 간부들이 조씨 소유 호텔, 백화점 등 부동산과 각종 사업 투자금을 회수한 뒤 채권단에 귀속시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돈 잔치'를 벌인 정황들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대구지검은 지난해 7월 대구고검에서 조씨의 고철사업 투자금이 은닉자금인지를 다시 조사하라는 재기수사 명령을 받고, 조씨 은닉자금 흐름을 재수사해 왔습니다.

검찰은 지금까지 1천200억 원대의 조씨 은닉재산을 확인하고, 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부터 5년 동안 4만∼5만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4조 원가량을 가로챈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습니다. 그는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조희팔 사기 피해자들은 "아직은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면서 "조씨 자금의 은닉흐름과 비호세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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