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산성앨엔에스, 中서 마스크팩 인기로 깜짝실적 기대
입력 2015-04-09 17:12  | 수정 2015-04-09 19:58
◆ 기업 분석 / 산성앨엔에스 ◆
올해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산성앨엔에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 종목으로는 이례적으로 외국계 증권사까지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는 등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최근 일본 다이와증권은 "중국에서 산성앨엔에스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약국 면세점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2018년까지 연평균 16%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마스크팩 시장을 장악해나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9일 기준 산성앨엔에스 시가총액은 1조6468억원을 기록해 작년 말 4279억원과 비교해 1조원 넘게 불어났다. 시총 순위도 57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이날 주가는 상한가(14.89%) 9만18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연초 이후 285%, 2013년 말 대비 2620%라는 폭발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 2014년 이후 국내 주식을 통틀어 최고 상승률이다.
작년 매출액이 1200억원으로 전년보다 64.2% 늘고, 영업이익이 221억원으로 무려 10배 뛴 데다 올해도 고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04억원과 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79%, 527%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1분기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주가가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3.74배까지 올라와 과열됐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다이와증권도 "한국의 화장품주 PER 평균은 약 30배다. 로레알이 중국 마스크팩 브랜드 매직홀딩스를 인수했을 당시도 PER가 30배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산성앨엔에스는 기준치를 넘어선 데다 아모레퍼시픽(40.78배) 코스맥스(39.65배) 한국콜마(32.83배)와 견줘도 결코 싸지 않다. 과연 마스크팩 하나로 이 정도 할증이 정당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 일면서 상품 다각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골판지 박스를 생산하던 이 회사는 2011년 리더스코스메틱을 인수한 지 불과 3년 만에 화장품사업부가 골판지사업부의 외형을 앞질렀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은 711억원으로 전체 매출(1200억원)의 59%에 달했다. 다만 화장품 매출의 90.3%를 차지하는 642억원이 마스크팩, 특히 1세대 부직포 마스크에서 나와 제품 구성이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앞으로 3세대 바이오셀룰로오스(BC) 마스크와 작년 전체 매출의 2%에 그쳤던 기초화장품 판매가 얼마나 안정되는지가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변수다.
산성앨엔에스는 마스크팩 판매량이 2013년 1500만장에서 작년 7500만장으로 5배 뛰는 등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공급량이 곧 매출로 직결되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안성 신공장은 기존 공장의 5~6배 규모로 해외 진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 등 중장기 전략상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기존 용인 공장만으로도 장비를 늘리고 외주에 맡기면 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공장이 완공되면 4억8000만장까지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영업 현금흐름이 285억원, 투자 현금흐름이 -141억원을 기록해 영업활동으로 번 돈이 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도 긍정적이다. 현금 자산은 2013년 48억원에서 작년 152억원으로 3배 넘게 쌓였고, 부채비율은 2013년 62.64%에서 작년 51.62%로 낮아졌다.
다만 계약 해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을 두 차례 당한 사실을 지난달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는 점엔 유의해야 한다. 규모가 합계 28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60%에 달해 작지 않다. 회사 관계자는 "피소된 게 처음이다 보니 공시 등 대처가 미숙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중국에서 독점 판매하지 않고 다양한 현지 채널로 계약 관계를 넓혔고, 국내에서도 간접 판매 대신 직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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