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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그렇기에 감격스런 윤희상의 1승
입력 2015-04-04 20:25 
4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 SK 윤희상은 2013년 9월 19일 문학 LG전 이후 5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목동)=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통산 21승. 지난 2012년에는 커리어 첫 10승 투수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뒤 1승을 거두기가 이토록 힘들 줄 알았을까. 멀고 먼 1승, 그렇기에 감격적인 1승이었다.
윤희상이 마침내 웃었다. 승리투수에 ‘윤.희.상이라는 세 글자가 새겨졌다. 실로 오랜만이다. 지난 2013년 9월 19일 문학 LG전 이후 562일 만이다.
윤희상은 4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4⅓이닝 6피안타 1홈런 3실점)과 비교해 딱히 나아지진 않았다.
분명 호투와는 거리가 있었다. 3회까지 1피안타 1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투구수도 38개(스트라이크 29-볼9)로 상당히 효율적이었다. 제구도 잘 잡혔다. 그러나 4회부터 불안했다. 변화구가 전반적으로 높게 제구됐다. 그러다 1사 이후 유한준(2루타)-박병호(2루타)-김민성(안타)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서 2실점을 했다.
삼성전서 5회 집중타를 맞으며 승리투수 요건을 못 채우고 강판됐던 윤희상이다. 이번에도 5회가 위기였다. 첫 타자 문우람부터 볼넷으로 출루시키더니 도루까지 허용했다. 이어 김하성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6일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윤희상은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았다. 대타 이성열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서건창과 유한준을 범타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윤희상에게 귀한 승리를 안긴 건 동료였다. SK 타자들은 맹타를 휘두르며 윤희상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부터 박정권의 3점 홈런 등으로 4점을 뽑더니 5회까지 무려 9점을 얻었다. 윤희상이 등판하는 경기마다 요술방망이처럼 점수를 왕창 뽑아내는 SK 타선이다.
위기에 처한 윤희상을 돕기도 했다. 5-3으로 쫓긴 4회 1사 1루에서 스나이더의 타구를 유격수 박진만이 라인드라이브로 잡은 것. 재빠르게 1루로 던져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윤희상이 급격히 흔들리던 때라, 이 수비 하나는 매우 컸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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