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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길 줄 알았는데’ 제주의 지독한 불운
입력 2015-04-04 16:03  | 수정 2015-04-04 16:08
제주의 서울 징크스는 22경기(8무 14패)로 늘었다. 사진(상암)=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3연패의 서울도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크겠지만 21경기째 서울을 못 이긴 제주의 간절함이 더 크다.” 4일 서울전을 앞둔 조성환 제주 감독은 결연했다.
실상 제주는 이날 경기의 ‘조연이었다. 모든 초점은 서울의 박주영에게 쏠렸다.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박주영의 첫 경기였다. 박주영이 3연패 위기에 처한 서울을 구하면서 화려한 복귀 무대를 펼칠 지가 관심사였다. 자연스레 제주는 찬밥 신세였다. 괜한 제물로 묘사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제주는 스스로의 힘으로 ‘주연이 되기를 희망했다. 3월 목표로 3승 혹은 2승 1무를 세웠지만 1승 2무를 기록한 제주였다. 조성환 감독은 4월에는 전승이 목표다. 4월의 첫 관문인 서울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우린 승점 1점(무승부)이 아닌 3점(승리)을 노리고 있다. 승부를 낼 것이다”라고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그럴 만도 했다. 제주에게 서울은 악연이다. 2008년 8월 27일 이후 서울전 21경기 연속 무승(8무 13패)였다. 박경훈 전임 감독이 서울전 징크스 탈출을 노래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조성환 감독도 서울이라면 이를 갈았다. 지난달 5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로 서울을 지목했다.
흥미로운 건 당시 서울을 꼽았던 5명의 감독 중 먼저 서울을 상대한 3명이 그 꿈을 이뤘다는 것이다. 윤정환 울산 감독, 최강희 전북 감독, 황선홍 포항 감독이 차례로 서울에게 쓴맛을 안겼다. 바통은 조성환 감독에게 왔다. 다른 세 감독처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차례다.
느낌은 좋았다. 조성환 감독은 뭔가 딱딱 맞아 들어간다. 박주영이 오늘 경기부터 뛸 것 같았다. 또한, 선발이 아닌 교체로 나설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잠도 푹 잘 잤다던 그는 가장 중요한 경기 결과에 대한 ‘감은 어떠냐는 질문을 받자 당연히 제주의 승리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성환 감독의 자신감대로 제주는 단단히 준비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인 건 제주였다. 전반 8분 만에 까랑가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는 악재가 발생했음에도 날카로운 공세를 펼쳤다. 전반 38분 강수일과 전반 46분 로페즈의 예리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후반 들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원한다는 각오대로였다. 그러나 마무리가 안 됐다. 후반 17분 송진형의 킬 패스를 받은 로페즈는 볼 터치가 다소 길었으며, 후반 30분 강수일과 후반 40분 김현의 슈팅은 모두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44분 서울의 세트피스 한방에 허무하게 당했다. 0-1 패배. 지독한 불운이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 사진(상암)=옥영화 기자
조성환 감독도 허탈해 했다. 지독히 안 풀린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서울 징크스를 반드시 깨고 싶었는데 제주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 대등하게 맞섰다. 주어진 찬스를 살렸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서울만 만나면)정말 안 풀리는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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