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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돈 KIA, ‘선발 야구’가 된다
입력 2015-04-03 06:01 
KIA는 KBO리그 3경기에서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점이 1.13에 불과하다. 비록 우천취소로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임기준도 지난 2일 SK전에서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시즌 두 번째 우천취소가 확정된 지난 3일 KIA는 웃었다. 하나는 단독 선두다. 두산이 한화에 덜미가 잡히면서 3승 무패의 KIA가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하나는 선발 야구다. 고민 많고 논란 많던 선발진이었는데, 시즌 초반이긴 해도 잘 버텨주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 한 바퀴를 돌았다. 잦은 우천취소에 따라 ‘5선발 임준혁에겐 아직 기회가 오지 않았다. 임준혁은 ‘스윙맨으로 3월 29일 광주 LG전에만 등판했을 뿐이다. KIA는 계획된 순서에 따라 3일 수원 kt전에 양현종을 내세운다.
암튼 한 바퀴를 돌아보니 괜찮다. 양현종, 필립 험버, 조쉬 스틴슨에 이어 ‘4선발 임기준마저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비록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희망을 품기에 충분했다.
임기준은 지난 2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이었다. 4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가 87개로 많았으며, 최고 구속도 145km로 그리 빠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1회와 3회에 잇달아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각각 이재원과 나주환을 범타로 처리해 대량 실점을 피했다. 또한, 몸쪽 승부를 펼치는 등 자신감 넘치는 투구도 돋보였다. 임기준도 ‘오케이다.
KIA 선발진은 윤석민의 마무리 이동으로 로테이션이 결정됐다. 하지만 양현종을 제외하고 제각각 불안 요소가 있었다. 험버는 잔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다. 때문에 투구 이닝 소화가 의문이었다. 스틴슨은 시범경기를 통해 ‘마의 5회를 경험했다. 임기준과 임준혁은 제대로 선발 수업을 쌓지 않았다.
그런데 뚜껑을 여니 일단 믿음직하다. 험버가 투구수 관리에 실패해 4이닝 밖에 책임지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긴 이닝을 소화할 ‘단계가 아니었다. 차차 몸 상태가 올라가는 터다. 주 1회 등판으로 배려를 하고 있다. LG전에서 1,2회와 달리 3,4회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면서 ‘퍼펙트 투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실상 가장 우려스러웠던 건 스틴슨이었다. 5회만 되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와르르 무너졌던 스틴슨인데, 1일 SK전에서 6이닝 2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마의 5회를 깨끗이 지웠다. 6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건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1.13로 짠물 투구였다. 우천취소로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임기준의 기록까지 더할 경우, 선발투수 4명의 평균자책점은 1.35다.
선발이 버텨주니 마운드가 단단하다. 필승조가 출동해 윤석민이 매조 짓고 있다. 그렇게 단단한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2.33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다. 최하위인 kt의 7.41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다른 9개 구단이 부러움과 시샘으로 바라볼 만하다.
KIA가 선발 야구를 하고 있다. 아주 잘 하고 있다. 물론 한 바퀴만 돌았기에, 그것도 제대로 한 바퀴를 돈 건 아니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그러나 분명 기대와 희망을 품기에 충분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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