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빌딩이 투자 1순위…리조트·아파트도 인기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중국 부동산 투자·개발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부동산 상품은 '서울 오피스빌딩'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MBN·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원아시아 부동산투자박람회(ORIF)2015'의 사전설명회가 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람회의 중국 측 파트너인 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가 회원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중국 부동산 투자기관의 한국 부동산 투자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에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 중 하나인 뤼청그룹 등 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 소속 42개 투자기관이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그동안 제주 리조트 등 투자이민제 상품에 집중됐던 한국 부동산 투자 패턴이 오피스, 상가, 호텔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심 있는 한국 부동산 상품'을 묻는 설문에 '오피스빌딩'이 31%로 1위를 차지했다.
아파트(30%) 호텔(13%) 리조트(13%) 토지(5%) 등이 뒤를 이었다.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투자이민제 상품인 아파트(영종·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와 리조트(제주·평창 알펜시아 등)의 비중이 43%로 여전히 관심이 높은 가운데 향후 중국 투자기관이 본격적으로 오피스빌딩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투자기관이 국내 대형 오피스빌딩을 직접 매입한 사례는 없다. '부동산 투자 귀재'로 불리는 리카싱 회장이 이끄는 청쿵그룹이 지난해 자산 6000억원 규모 맥쿼리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를 인수하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MREK는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빌딩을 임대 운용하고, 영등포구 양평동에도 연면적 2만㎡ 규모 빌딩을 갖고 있어 사실상 청쿵그룹은 이들 빌딩을 간접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다수의 중국 기업이 한국 내 지사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피스빌딩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중국 투자기관이 중국과 홍콩 부동산 투자를 줄이면서 한국을 새로운 투자처로 삼고 있다"며 "한국 오피스 시장은 수익률이 연 5~6%로 싱가포르,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높아 중국과 화교자본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선호 지역은 제주를 제치고 '서울'이 44%로 가장 인기가 높았다. 제주가 30%로 2위, 부산이 18%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류 영향과 생활이 편리한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주는 여전히 관광, 자연환경, 리조트 등에 대한 투자 선호도를 보이며 관광지로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대전, 강릉, 광양, 김포 등에 관심을 가진 중국 투자기관도 많아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는 "중국 내 부동산 침체 및 내수 부진으로 해외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한국의 매력으로는 '중국과 시차가 1시간에 불과' '빠른 경제 발전' '투자이민제 적극 실시' '우수한 자연환경' '한류 열풍' 등 다양한 응답이 나왔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42개 중국 투자기관 중 34곳이 원아시아 부동산박람회에 참석하겠다고 응답했다. 4명 이상 투자단을 파견하고, 행사기간 전일(4일) 참석해 한국 부동산 시장 정보 획득의 기회로 삼겠다는 투자기관이 많아 원아시아 부동산박람회에 대한 중국 투자기관의 열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특히 뤼청그룹은 박람회를 방문하는 자체 투자단 외에 별도로 VIP고객을 모집해 방문할 예정이다. 박정권 원아시아 부동산박람회 사무국 본부장은 "한국 내 프랜차이즈 사업, 한류 문화, 산업시찰 등을 요청해왔다"며 "박람회를 통해 정보 획득은 물론 산업 분야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가 결정되면서 중국에 진출할 한국 건설사와 부동산 투자기관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다음달 27~30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1홀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는 20~21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로드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홈페이지(www.orif.co.kr)와 사무국(02-2000-3056)을 통해 가능하다.
[고재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