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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 품은 김선규의 반가운 ‘2015 응답’
입력 2015-04-02 11:33  | 수정 2015-04-02 11:36
LG 트윈스 류택현 투수코치가 사이드암 투수 김선규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불펜 사이드암 김선규(29)가 올 시즌 팀에 첫 승을 선사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마운드를 지켜낸 눈부신 호투였다.
LG는 1일 개막 3연패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 잠실 롯데 자이언츠와의 두 번째 홈경기를 치렀다. 우규민에 이어 박용택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깊은 연패의 수렁에 빠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 분위기 전환을 위해 시즌 첫 승이 급했다.
LG는 우규민을 대신해 임정우가 선발 등판했다. 4회까지 하준호의 솔로 홈런 한 방을 제외하고 호투했다. 타선의 도움이 없던 5회초 2루수 손주인의 실책으로 흔들렸다. 임정우는 1사 1, 3루 위기서 신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신재웅은 짐 아두치에게 적시타를 맡고 추가 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0-2로 뒤진 5회초 1사 1, 3루 위기의 연속. 김선규가 마운드에 섰다.
김선규는 양상문 LG 감독이 기대하는 불펜 요원이다. 확실한 사이드암이 없는 LG 불펜의 마지막 퍼즐. 지난해 김선규는 19경기에 등판해 3패1홀드 평균자책점 7.13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김선규는 안타깝게도 LG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은 투수 중 한 명이었다.
김선규는 스프리캠프에서 독기를 품었다. 운동량을 늘렸고 훈련량도 엄청났다. 자신감도 붙었다. 강상수 투수코치도 김선규를 계속 불펜에서 쓰는 이유는 하나다. 공이 정말 좋다. 안 쓸 수가 없다. 그런데 실전에서 그 공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선규는 롯데에서 최근 타격감이 가장 좋은 황재균을 3구만에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롯데 4번타자 최준석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3루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냈다.

LG 타선도 살아났다. LG는 5회말 손주인의 적시 2루타와 정성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김선규는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타자 김대우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김선규는 강민호를 절묘하게 휘는 몸쪽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정훈을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해 3루주자 김대우를 홈에서 잡아냈다.
완벽히 역할 수행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선규를 향한 찬사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정찬헌과 이동현이 연장 10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올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김선규는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부진을 씻은 활약을 예고했다. LG는 또 하나의 불펜 무기를 얻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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