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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다양성 영화의 재발견] ‘환상속의 그대’ VS ‘열여덟, 열아홉’…이영진의 두 얼굴
입력 2015-04-02 09:37 
사진=MBN스타 DB
독창적이면서도 신선한 내용으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자랑하는 다양성 영화. 유명하진 않아도 감칠맛 나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대중을 자극하는가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최상의 퀄리티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 수와 이들의 발목을 잡는 ‘대중성 때문에 일부 관객들만의 선택을 받는다. 조용히 묻히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다양성 영화들을 알림으로서 상업 영화와 함께 다양성 영화도 극장가를 가득 채우고 있음을 다시금 강조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흠잡을 데 없는 비율에 개성 가득한 얼굴을 가진 이영진은 딱 봐도 모델 분위기가 풍긴다. 때문에 모델이 본업인 줄 아는 이가 대부분이겠지만, 알고 보면 출연작도 다양하고 풍부한 연기 경험을 자랑하는 배우다.

지난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데뷔한 이영진은 ‘아프리카 ‘기다리다 미쳐 ‘요가학원 ‘열여덟, 열아홉 ‘환상속의 그대 등에도 출연했다. 현재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패러디한 봉만대 감독의 ‘떡국열차에서 절대자의 하수인 매일선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설국열차 틸다 스윈튼을 능가하는 카리스마와 능청스러움을 뽐내며 독보적인 존재감 김구라 만큼이나 돋보인다.

깔끔한 패러디와 능청 연기로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영진의 배역 소화력은 출연작에서 일찌감치 증명해왔다. 다만 출연작과 그의 연기가 이슈화 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영진의 다양한 얼굴은 ‘열여덟, 열아홉과 ‘환상속의 그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그는 ‘열여덟, 열아홉에서는 터프하고 직설적인 복싱 코치 기주 역을 ‘환상속의 그대에선 우정을 위해 사랑을 감춰온 기옥 역을 맡았다. 특히 두 작품에는 ‘터프와 ‘엉뚱을 오가는 이영진의 매력이 담겨 신선하다.

‘열여덟, 열아홉은 이란성 쌍둥이남매 호야(유연석 분)와 서야(백진희 분)의 이루지 못할 사랑에 대한 성장통을 권투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냈다. 이영진이 맡은 기주는 쌍둥이 여동생에 대해 사랑인지, 가족애인지 애매모호한 감정을 느끼는 호야에게 터프함을 무기삼아 권투의 참맛을 알게 해준다. 대충 묶어 올린 머리 스타일과 민낯에 가까운 얼굴에도 이영진에게 굴욕은 없다. 매우 편안한 복장을 입고 있음에도 완벽한 비율이 모든 걸 커버해주고 있어 그저 놀랍다.

독설과 카리스마만으로 유연석을 대하지 않는다. 용기를 잃은 그 앞에서 ‘희망 전도사로 분해 왠지 모르게 미소를 짓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 성격인지 의심할 정도로 털털한 이영진의 모습은 유연석, 백진희가 미처 잡지 못한 관객을 잡고 있다.

사진=스틸
이와 달리 ‘환상속의 그대에선 털털함을 벗고 엉뚱 발랄한 여자로 변신했다. 귀엽게 내린 앞머리와 한층 여성스러워진 의상 등이 이영진의 변신에 단번에 깨닫게 해준다. 한 남자를 사랑하지만 절친을 위해 마음을 숨긴 모습은 사랑보다 진한 우정을 강조하며 묘하게 감동을 안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반전은 헉” 소리가 절로 나 다양한 간접 경험이 가능하다.

내가 먼저 그런 거 아니야. 혁근 씨가 나 좋아해서 그런 거야”라고 자책하는 대사를 비롯해 이번에는 주로 대사로 복잡한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어, 전작보다 훨씬 캐릭터를 이해하기 쉽다. 덩달아 자연스럽게 맡은 배역에 몰입하는 이영진도 만날 수 있다.

두 영화가 모두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이영진의 두 얼굴을 많은 관객이 알지 못한다는 게 함정이다. ‘떡국열차로 호평 받는 그의 캐릭터 소화력에 깊이 빠지고 싶다면, 거기에 유연석과 백진희, 이희준, 한예리의 풋풋한 모습을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열여덟, 열아홉 ‘환상속의 그대를 추천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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