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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연봉 대박 시대의 빛과 그림자
입력 2015-04-02 06:01 
메이저리그 선수 평균 연봉이 4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메이저리그는 유례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돈을 안 쓰는 구단은 있지만, ‘가난한 구단은 없다. 거액의 중계권 계약과 수익 공유 제도를 바탕으로 모두가 풍족함을 누리고 있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 ‘AP통신이 지난 1일(한국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5시즌 메이저리거의 평균 연봉은 425만 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2013년 365만, 2014년 395만 달러였던 평균 연봉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400만 달러를 돌파했다. 1976년 FA 제도가 도입되기 전 50만 달러 수준이던 평균 연봉은 1992년 100만 달러, 2001년 200만 달러, 2008년 300만 달러를 돌파했고, 올해는 4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보통의 물가 인상 수준을 넘어선 금액 상승이다.
연봉 대박의 기반에는 거액의 중계권 계약이 있다. 댄 할렘 MLB 수석 법무 사무관은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메이저리그의 수익 증가는 중계권료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구단 이익의 증가는 선수에 대한 보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의 예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2014년부터 ‘타임워너 케이블과 25년간 80억 달러 규모에 중계권 계약을 맺으면서 든든한 자금력을 확보했다. 2014시즌을 앞두고 클레이튼 커쇼에게 안겨준 7년 2억 1500만 달러의 계약도 이 중계권 계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각 구단은 이런 방식으로 연고 지역에 대한 중계권 계약을 맺는다. 이것은 구단 재정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고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ESPN, FOX 등과 맺는 전국 중계권 계약과 국제 중계권 계약도 무시할 수 없다.
중계권 계약은 메이저리그에게 풍족함을 줬지만, 그늘도 적지 않다. 메이저리그 경기 운영은 철저히 중계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자연스럽게 소외된다. 포스트시즌만 봐도 알 수 있다. 포스트시즌 경기가 중계를 위해 시간을 평일 낮으로 옮기는 것은 흔한 일이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광고를 위한 시간 때문에 이전보다 길어진 공수교대 시간을 가져야 한다.
중계권 계약은 ‘보편적 시청권도 보장하지 않는다. 다저스 중계권을 보유한 타임워너 케이블과 타 케이블 업체 간의 재판매 관련 분쟁으로 LA 시민 70%가 다저스 경기를 TV로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내내 해결되지 못했던 이 문제는 올해도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연이은 중계권 대박은 메이저리그에 유례없는 풍족함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이것이 모두를 위한 일인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다.
토니 클락 선수 노조 사무총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중계권 계약 때문만은 아니다. 그라운드에서의 경기 수준부터 팬들의 지원, 사업 환경 자체가 이보다 더 좋았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지금의 성장이 단순히 중계 덕분은 아니라는 그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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