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속철 기술로 설계한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고속철도 해외진출 사업들도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가운데 하나가 올해 하반기 발주 예정인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이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330㎞(말레이시아 구간 300㎞·싱가포르 구간 30㎞)를 잇는 이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120억 달러(13조2000억원)에 이른다.
2020~2021년 께 개통을 목표로 잡고 있는 이 사업이 마무리 되면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고속철로 최고 시속 300㎞로 달릴 수 있어 90분(직통)~120분(중간정차)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하루 평균 4만9000명, 연간 1800만 명이 고속철도를 이용할 전망이다.
1일 광주 송정역에서 열린 호남고속철도 개통식에는 시예드 하미드 알바르 말레이시아 육상대중교통위원회(SPAD) 위원장이 참석했다. SPAD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과 함께 말레이시아~상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발주하는 기관이다. 국토교통부는 알바르 위원장에게 한국 고속철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관리부터 건설 차량 운영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한국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소개하고, 짧은 기간 독자시스템을 개발·운영한 우리 경험이 말레이시아에 도움이 될 것임을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연간 200조원 이상 규모인 세계 철도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베트남 남북 준고속 복선철도 사업(호치민~냐짱 1단계) 태국 복선 철도 사업(농카이~맙타풋·치앙라이~맙타풋) 인도(델리~암리차르)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캄파나스) 고속철도 사업 등을 수주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정부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따내기 위해 지난해 9월 민·관·학이 참여하는 수주지원단을 구성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말레이시아에 지원단을 파견해 한국 고속철도를 홍보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말레이시아 SPAD 실무자들이 방한해 현대로템 등 국내 관련 기관과 접촉했으며 고속철 기술 관련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국의 고속철도 기술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민간업체와 금융사들을 포괄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재원조달 한계를 극복하고, 정부의 유·무상 원조 자금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도 수립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지원단에 참여해 국내 기업들의 개별 사업 수주를 도울 계획이다.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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