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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온에어] ‘악동’ 김창렬, ‘올드스쿨’에 9년째 발목 잡힌 이유
입력 2015-04-01 15:42 
사진=SBS 제공, 디자인=이주영
당신에게 라디오는 어떤 의미인가요? 때로는 이동 중 무료함을 달래주는 수단으로, 때로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치료제로, 때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체로 우리 삶 곳곳을 파고들고 있진 않나요? ‘M+온에어에선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아날로그 감성과 라디오 부스 속 얘기, 프로그램에 관한 울고 웃는 얘기들을 담아냅니다. 글자로 재탄생한 라디오 즐겨 보실래요? ‘온에어 불이 켜졌습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길어야 6개월일 줄 알았죠. 근데 벌써 9년째에요. 누가 알았겠어요? 악동 김창렬이 이렇게 오래 DJ를 할 줄!”

그룹 DJ DOC 김창렬이란 이름엔 ‘악동이란 수식어가 자동반사적으로 나온다. 한때 반항아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매일 같은 시각 라디오 부스에 출근하는 성실한 DJ가 됐다면? 그것도 햇수로 9년째 이어졌다면?

이쯤되면 유명한 악동을 사로잡은 그 마성의 프로그램이 궁금해진다. 지난 2006년 이후 오후 4시면 반가운 인사를 알리는 SBS 파워FM ‘김창렬의 올드스쿨(이하 ‘올드스쿨), 김창렬 발목을 단단히 잡은 마법 같은 매력을 파헤쳐봤다.



◇ 코너1. ‘올드스쿨 9년의 역사를 되짚다

‘올드스쿨은 처음 파워FM이 아닌 러브FM에서 시작했다. 지난 2006년 11월 김창렬의 시원하고 강한 입담을 무기로 첫 전파를 탄 이 프로그램은 단시간 내 많은 청취자를 모으며 이듬해 파워FM으로 당당하게 입성했다.

이후 ‘올드스쿨은 청취자를 학생으로 삼는 독특한 콘셉트로 승승장구했다. 김창렬의 거침없는 화법도 인기에 한몫했다. 청취자를 ‘학생으로 부르고, 총 4부에 걸친 구성을 1교시, 2교시, 3교시, 4교시로 정한 학교 콘셉트는 듣는 이의 향수를 자극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코너들이 청취자의 기호를 충족하며 청취율을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 그 가운데 ‘연애학개론은 사랑에 얽힌 청취자 사연을 바탕으로 인생의 희노애락을 다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김창렬은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더러 울음을 터뜨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저도 ‘연애학개론이 제일 좋아요. 사연 보낸 커플이 결혼한다길래 축가를 부른 적도 있고요.”

그렇다면 악동 김창렬이 생각하는 라디오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진=SBS 제공


◇ 코너2. 부스 속 작은 인터뷰…김창렬 ‘런투유 같은 ‘올드스쿨, 에너지 넘치잖아요!”

Q. DJ로서 김창렬, 무대 위와 다른 점은?

A. 착해요. 하하. 왜냐하면 제가 삐딱하게 가면 청취자들이 바로바로 지적해주거든요. 청취자 성향이 정말 강해서 가끔은 무섭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저도 화법을 많이 고쳤어요. 일본어나 외래어가 구분 안 가는 게 있는데 ‘올드스쿨 팬들이 정정해주니까요. 한국어 실력이 정말 많이 늘어서 이젠 시험 봐도 될 정도라니까요.

Q. ‘올드스쿨의 자부하는 한 가지는요?

A. 일단 신나고 에너지가 있잖아요! 뭔가 안에 진정성 있는 감동도 있고요. 전 대본을 잘 안 읽거든요? 이미 사연 내용을 알고 있으면 리액션할 때 연기하게 되고, 코멘트를 생각하게 되니까요. 전 바로바로 생각나는 걸 얘기하는 스타일인데, 청취자들도 이런 ‘날것같은 느낌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사진=SBS 제공


Q. 매일 같은 부스에 앉아있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A. 사실 제가 처음에 DJ 제의를 받았을 때 제작진에게 먼저 물어봤어요. ‘저 괜찮으시겠어요?라고요. 길어야 6개월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제작진이 제게 ‘MBC라디오 게스트로 나왔을 때 1990년대 추억 얘기를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강력하게 밀더라고요. 못할 줄 알았는데 절 믿어준 거죠. 근데 참 신기한 건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규칙적인 생활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하하.

Q. 김창렬, 그 기운의 원천은?

A. 라디오를 한다는 자체가 좋아서 저절로 힘이 나는 것 같아요. 또 ‘잠이 깬다 ‘에너지가 넘친다 ‘행복하다는 청취자 반응이 올라오면 더 힘이 나고요. 온에어 불이 켜지면 이상하게 제 에너지가 커지고 목소리 톤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세상을 살면서 천직이 있다는 데 DJ가 정말 천직인 것 같다니까요?

Q. ‘올드스쿨로 얻은 것과 잃은 게 있다면요?

A. 사람이 참 안정적으로 변했어요. 여유로워졌다고나 할까. 다만 잃은 게 있다면 여행도 자주 못 가고 가족끼리 함께 할 수 있는 긴 시간이 없다는 것? 또 외국 공연도 잘 못하는 편이라 약간 아쉽긴 하죠.

사진=SBS 제공


Q. ‘올드스쿨을 노래에 비유한다면?

A. 당연히 ‘런투유죠! 청취자와 같이 달리는 느낌이잖아요? 혹은 제가 청취자에게 달려가는 느낌? 코너를 되짚어 보면 청취자와 함께하는 걸 정말 많이 하거든요! ‘웃고 행복하고 사랑하자는 게 라디오관이라서요. 늘 이렇게 외치죠. 함께해요, 사랑해요!

[DJ 김창렬은 누구?] 지난 1994년 DJ DOC로 데뷔해 ‘슈퍼맨의 비애 ‘런투유 ‘머피의 법칙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06년 ‘김창렬의 올드스쿨로 DJ 변신에 성공한 그는 2009년 SBS 연예대상 라디오 DJ상을 수상하며 진행 실력도 입증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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