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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즈’ 종영①] 시작은 화려했지만…쓸쓸한 안녕
입력 2015-03-29 22:11 
사진=애니멀즈 캡처
[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애니멀즈(이하 ‘애니멀즈)의 시작은 화려했다. 방송인 서장훈, 그룹 지오디(god)의 박준형, 엠아이비(M.I.B)의 강남 등 예능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방송인들은 모두 출연했으며 연출을 맡은 PD 역시 MBC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2달 만에 아쉬운 안녕이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옴니버스 예능프로그램 ‘애니멀즈가 29일 막을 내렸다.

‘애니멀즈의 마지막회 포문을 연 코너는 아름다운 자연 속 여러 동물들과 스타들의 공존기를 그리는 ‘OK목장이었다. 이날 ‘OK목장은 봄을 맞이해 초원에서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염소 가족과 ‘OK목장의 멤버 가수 윤도현, 개그맨 김준현, 배우 조재윤, 그리고 슈퍼주니의 멤버 은혁의 모습을 담았다.


특별 게스트로 윤도현의 강아지 쀼가 합류한 ‘OK목장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화기애애했다. 세쌍둥이를 낳고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예민해진 어미 염소 보아와 겁 없이 돌진했다가 ‘깨갱하고 돌아서는 강아지 쀼의 대결은 유쾌했으며, 새끼 염소 엠, 비, 씨와 새끼 양 야미와 염소 여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귀여웠다.

이어진 코너 ‘유치원에 간 강아지는 마지막 이별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찍는 강아지들과 아이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저마다 개성 강한 아이들과 강아지들은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니며 교사로 나선 강남과 서장훈, 작곡가 돈 스파이의 진땀을 빼게 하기도 했지만, 한껏 멋을 내고 포즈를 취하는 이들의 모습은 사랑스럽게 그지없었다.

촬영 중에서도 가장 힘든 촬영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동물과 아이들 촬영이다. PD의 말을 따라 순순히 움직이는 어른들과는 달리, 동물과 아이들은 통제가 어려운 탓이다. 이날 돈스파이크는 지민이와 알렉스를 이끌고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강아지 주니와 파니를 목욕시키기 위해 나섰다. 처음 주니와 파니 목욕에 집중하던 지민이와 알렉스는 열중하다 그만 옷이 흠뻑 젖었고, 어느 샌가 목욕은 뒷전, 물놀이에 심취하고 만다. 결국 목욕을 시키다 말고 난관에 부딪친 돈 스파이크는 체력에 한계를 느끼는 듯 짙은 한숨을 내쉬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MBC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이었던 ‘아빠 어디가의 후속으로 방송됐던 ‘애니멀즈에 거는 기대감은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광고의 흥행 법칙 중 하나인 ‘3B법칙(미녀 Beauty, 아기 Baby, 짐승 Beast)을 앞세운 프로그램이었을 뿐 아니라, 이를 만드는 이들 또한 MBC에서 자랑하는 ‘무한도전의 제영재 PD와 손창우 PD와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김현철 PD가 만나 뭉쳐 만들어낸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었다. 첫 방송 후 반응 역시 나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동물들과 아이들 모두 사랑스러웠지만, 경쟁작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시즌4를 뛰어넘을 만큼 강력한 한 방이 부족했다. 잔잔한 웃음과 힐링만으로는 치열한 일요일예능 전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었으며, 대중들을 열광케 했던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의 산체와 같은 동물스타도 탄생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의 국보급 세쌍둥이 판다의 보모되기 프로젝트 ‘곰 세 마리는 무엇인가 시도도 하기 전, 중국에서 개홍역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서둘러 막을 내리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대세가 되기에는 2% 부족한 웃음과 함께 겹친 불운은 ‘애니멀즈의 시청률 하락에 일조했다. 흐름을 타는데 실패한 ‘애니멀즈는 2%대의 저조한 시청률 속에 결국 폐지를 알리게 됐다.

폐지가 확정되자 프로그램은 더욱 아쉬워졌다. ‘OK목장에서 인기 동물이었던 타조 쪼사는 어느 순간부터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귀여움만을 겨냥한 듯 후반부로 갈수록 비약적으로 염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마지막 에피소드로 진행됐던 ‘동물드라마는 왜 진행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서툴고 어색하기만 했다.

지난 주 유치원을 떠나 제 색을 잃었던 ‘유치원의 간 강아지는 다시 유치원으로 돌아오면서 그나마 제 색을 찾았다. 다시 유치원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엉뚱하지만 순수했던 예전의 매력을 뽐내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애니멀즈의 후속으로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복면가왕이 방송된다. 오는 4월5일 첫 방송.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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