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사 `매도` 보고서 불과 0.1%
입력 2015-03-29 17:20  | 수정 2015-03-29 21:20
지난 1년간 증권사에서 나온 기업분석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을 제시한 비중은 단 0.1%에 불과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기업분석 보고서 2만8702건 중 매도 의견을 낸 보고서는 23건(0.1%)에 그쳤다. 투자비중 축소, 시장수익률 하회까지 전부 매도 의견에 포함했을 때다. 매수와 강력매수를 권한 보고서가 2만4868건(86.6%). 1028건(3.6%)에 달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나마도 전체 매도 보고서의 3분의 1에 달하는 8건이 한화투자증권에서 나왔고, 6건이 키움증권에서 나오는 등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장밋빛 전망'뿐인 기업분석 관행을 바꿔 보겠다며 나섰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투자가와 기업들과의 현실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투자의견 비율을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것만으로 증권사들이 과연 반응할지 의문이라는 것. 애널리스트가 특정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 해당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항의에 시달리거나 기업 탐방이 어려워지는 국내 여건상 자유롭게 투자의견을 제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기업들의 견제와 애널리스트들의 이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매수 위주로만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관행이 달라져야 한다며 전체 종목에서 매도와 중립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년간 매도와 중립 보고서 비중이 각각 4.1%, 16.6%에 그쳤지만 '사라' 일색의 증권가에선 나홀로 고군분투했다는 평가다.
앞서 같은 해 2월 과감히 매도 의견을 내겠다고 밝힌 유진투자증권은 1년간 단 1건의 매도 보고서를 내는 데 그쳤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사별 투자비율 공시제도는 오는 5월 29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최근 "주가가 고평가됐거나 종목이 부실하다고 판단하면 연구원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도 리포트를 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협회는 증권사 기업분석이 매수 의견 위주로 가게 되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발전까지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제도를 도입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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