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인터뷰②] 조풍래-박영수 “‘이른 봄 늦은 겨울’, 비교 평가할 수 없는 작품”
입력 2015-03-29 14:20 
사진= 서울 예술단
[MBN스타 김진선 기자]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접하고 나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인생에 대한 기쁨과 슬픔, 고통과 감동 등의 감정을 장면에 녹여 관객들에게 여지를 준다.

최근 MBN스타와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박영수와 조풍래는 ‘이른 봄 늦은 겨울에 대한 감흥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 ‘이른 봄, 늦은 겨울, 놓칠 수 없는 한 장면 한 장면

박영수는 처음에는 무(無)의 상태지만, 점점 만들어가는 창작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재미난 일들이 많다”고 물코를 텄고 조풍래 한 장면을 살릴 때도 많은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배우는 작품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을 이었다. 이봄늦겨에는 지나칠 수 있는 장면에도 함의가 있었고, 때문에 다양하게 해석 할 수 있었다.

‘이봄늦겨는 한 장면도 허투루 볼 수 없다. 연출, 작가 뿐 아니라 배우들의 고민이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박영수와 조풍래는 다른 느낌의 두 가지 비닐 소재를 손으로 구긴 후 펴지는 과정을 직접 보였다. 박영수는 이 비닐이 매화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하며 반가움을 드러내더니, 곱게 자라지 않고 꼬아지며 자라는 매화의 모습을 형상화 한 듯 하다”고 설명했다.

매화에 관련된 작품인 만큼 배우들은 매화에 관련된 단어와 한문, 그림, 사진 등을 칠판에 쓰면서 확장된 의미까지 분석했고, 그에 대한 표현까지 몸으로 나타내는 연습을 했다. 박영수는 질감적인 것을 표현하려고 단련했다”고 말하며 팔을 내저으며 매화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풍래는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우산 신을 꼽았다. 그는 삶에 비유했던 말들이 좋다”며 영화 ‘인터스텔라 같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작품에 대해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슬프게 들릴 분, 아련하게 들릴 분들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말을 해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더라고 설명했다.


박영수는 조풍래의 말에 이어 우산이 바람을 맞고, 당겨서 역행하고, 솟아오르는 것까지, 마임과는 또 다른 표현이었다”고 대사 뿐 아니라, 움직임 또한 의미가 있는 장면의 의미를 전했다.

이른 봄 늦은 겨울에 꽃 피우는 매화

박영수는 이른 봄과 늦을 겨울에 핀다는 것 가장 춥고 건조할 때 아닌가. 이시기에 피는 매화가 가엽고 안타깝다”고 매화에 대해 말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조풍래는 배우와 매화가 비슷하다고 하더라. 배우도 힘든 시기가 있지만, 힘든 노력 끝에 꽃을 피우지 않나”라며 길가에 있는 매화도 있고 산 속 깊이 피어있는 매화도 있다. 똑같이 꽃을 피웠지만, 다르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박영수는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즐거움을 줄 것인가 아니면 예술의 혼을 불태우는 것이 맞는 지는 시대가 말 해줄 거 같다. 세대가 이어지듯이 어느 한 사람의 대한 이야기는 훗날에도 전해지지 않는가. 매화의 모습도 그럴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른 봄 늦은 겨울, 어떻게 즐길까

사진= 서울 예술단
조풍래는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작품을 보고 한 타임 쉬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목표 지점을 두고 정상을 향해 뛰어가는 것보다 정상을 향해 천천히 주위를 보면서 쉬어가는 쉼터처럼”이라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박영수는 그날 자신의 상태에 따라 작품을 바라볼 수 있지만, ‘너는 왜가 아닌 ‘나는 왜라고 곱씹을 수 있었으면 한다”며 관객들도 작품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작품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객이 컨디션에 따라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봄늦겨는 컨디션을 떠나, 자신에 대해 여지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이봄늦겨는 익살스럽기도 하고,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다소 심오하고, 장면마다 되새김질 할 수 있기에,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이에 대해 박영수는 깊은 숨을 쉬고 보면 된다”고 ‘호흡을 강조했다.

‘이른 봄 늦은 겨울, 비교 평가할 수 없는 작품

박영수는 작품이 오르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충실하게 창작한 작품이기에 어떻게 보이게 될지 몰랐다”며 ‘이봄늦겨가 재밌는 게, 재밌다가 다도를 하다가 할머니의 사연이 나오기도 하지만 관객들은 당황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삼식 작가는 스토리에 색을 입히고, 관객들에게 생각을 던져준다. 관객이 느낀 것이 답”이라며 감정적인 푸쉬가 아닌 있는 그대로를 즐기면 된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봄늦겨는 한국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장면 뿐 아니라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울림, 의상, 색채까지 아름답다. 또한, 삶의 한 순간 한 순간을 절묘하게 표현해 회상과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한다.

조풍래와 박영수의 말처럼 ‘이봄늦겨는 다른 작품과 비교될 수도 없고 평가할 수도 없었다. 비교할 대상도 없을뿐더러 작품 자체로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이른 봄 늦은 겨울은 ‘바람의 나라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뿌리 깊은 나무 등 창작가무극을 선보인 서울예술단의 작품으로 3월21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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