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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올림픽 출전은 국민들 용서가 선행돼야
입력 2015-03-27 18:37 
27일 열린 기자회견 중 눈물을 보이고 있는 박태환. 사진=(서울) 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유서근 기자]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힘든 훈련도 잘 견뎌낼 수 있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몰린 ‘마린보이 박태환(26·인천시청)이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태환은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 지하 1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사람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준 국민들에게 우선 죄송하고 부끄러운 따름이다. 깊이 반성한다”고 깊이 고개 숙였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개막 직전인 9월 3일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박태환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FINA는 23일 청문회를 개최했고, 박태환에게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박태환은 도핑테스트 이후인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획득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박탈당하면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FINA의 징계 기간은 내년 3월 2일까지로 내년 8월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열리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국내 규정에 막혀 희망이 사라질 전망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7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을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대표 선수 및 지도자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따라서 박태환은 FINA의 징계가 끝나도 태극마크를 달 수 없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지만 한국수영의 간판스타인 만큼 대한체육회의 규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들이 박태환을 용서해야만 가능한 문제다. 박태환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여론이 형성되면 불가능한 문제도 아니다. 현재 여론은 반반으로 갈린다. '스포츠 영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동정론과 약물복용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냉정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박태환은 10년간의 모든 영광과 노력들이 ‘약쟁이라는 오명을 받게 됐다”고 끝내 눈물을 흘렸고,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셨을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힘든 훈련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고 올림픽에 출전하고픈 마음을 내비쳤다.
박태환은 도핑검사에 문제없다는 처방을 받은 ‘네비도(nebido) 주사제 때문에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며 지난 1월 서울 중구 T병원장 김모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 공개 의향에 대해 함께 배석한 법무법인 지평의 지상윤 변호사는 검찰에서 해당 형사재판을 지켜보는 것이 맞다. 재판을 통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박태환의 누나인 팀 GMP 박인미 마케팅 팀장은 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 공개를 못할 이유가 없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공개할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환은 이날 가장 큰 의혹인 ‘호르몬 주사인지를 모르고 맞았냐는 질문에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은 도핑 검사가 나오고서야 알았다”며 병원 측에서도 도핑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었기 때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국민들에게 밝혀져 하루 빨리 물속에서 힘찬 날개 짓을 할 날을 기대한다.
[yoo6120@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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