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르포] 롯데월드타워 102층 올라가보니
입력 2015-03-27 17:37 

총 8개의 호이스트(공사용 엘리베이터) 중 한 대가 공사 소리로 한창인 롯데월드타워의 현장 바닥에 닿았다. 20여 명이 탈 수 있는 호이스트는 분당 80미터의 속도(4.8km/h)로 빠르게 올라갔다. 구멍 사이사이로 보이는 석촌 호수가 아득해지는 느낌이다. 롯데월드타워가 내년 말 최종 완공되면 내부 엘리베이터는 36km/h로 운행된다.
귀가 먹먹하다고 느낄 때쯤 호이스트가 78층에서 멈췄다. 여기서부터 98층까지는 단 한 대뿐인 외벽 호이스트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이후에는 공사용 장갑을 끼고 직접 계단을 올랐다. 철근 계단 6개를 오르자 그제서야 롯데월드타워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102층이 발아래 있었다.
지난 24일 100층을 돌파한 롯데월드타워가 27일 공사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은 안개때문에 시야를 가렸지만 맑은 날씨에는 인천 동북아무역센터까지 보인다는 게 롯데물산 측의 설명이다. 동북아무역센터(305m, 60층)는 롯데월드타워가 100층(305m)를 넘기 전까지 국내 최고층 단일 건물이었다. 예정대로 내년말께 완공되면 높이 555m, 123층 건물이 완성된다.
공사 현장은 잘 정돈돼 있었다. 공구는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였고 곳곳엔 1m 높이의 안전망과 소화기가 설치됐다.

현장 관계자는 102층까지의 코어선행공법과 달리 103층 바닥부터는 고층용인 코어후행공법이 적용된다”며 위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피라미드형 구조인 만큼 더욱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착공 4년5개월 넘긴 롯데월드타워는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코어월(건물 중앙 구조물)을 올리고 있다. 코어월을 먼저 올린 뒤 이를 감싸는 방식으로 콘크리트와 커튼월이 올라가고 완성된 아래층부터 내부 공사가 진행된다. 지난 24일 국내 최초로 100층을 넘어선 데 이어 오는 2016년말 내부까지 마무리되면 층수로는 전 세계 4위, 높이로는 전 세계 6위의 초고층 빌딩이 된다. 하루 공사현장 직원 수는 7000여 명으로 한 층을 올리는 데 평균 일주일이 소요되고 있다. 현재는 102층 바닥까지 완성된 상태로 103층 철근이 올라가는 중이다. 이제까지 공사인원만 77만6000명에 달한다.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는 레고 처럼 작게 보이고 잠실대교와 올림픽대교도 나무젓가락 크기였다. 38층까지는 복합 시설과 일반 사무실이, 71층까지는 오피스텔이, 122층까지는 호텔과 스카이카페, 전망대 등이 들어설 예정인 만큼 특히 고층 전망에 신경을 쓴다는 게 롯데월드타워 측 입장이다.
박현철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 전무이사는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는 전혀 다른 건물이지만 국민들이 염려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롯데월드몰 유지보수는 물론 타워의 안전에도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일 롯데월드몰의 수족관과 영화관이 영업정지 100일을 맞은 데 이어 클래식 공연장 역시 공사중지 명령 100일을 넘기면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유치 등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클래식 공연장의 경우 고용부 허가는 났지만 서울시가 정밀 진단에 들어가면서 작업이 중단돼 있다.
현장에서 내려갈 때 관계자가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100층을 넘기고부터는 매일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셈이 됐다”며 현장의 긴장도는 높지만 공정율 48%를 기록한 만큼 절반을 달려왔다 생각하고 절반을 채워가겠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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