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하철 9호선 끼어 타면 미어터져…'헬게이트' 열리나
입력 2015-03-27 17:00  | 수정 2015-03-27 19:19
【 앵커멘트 】
기자들이 발로 뛴 생생한 뉴스를 전해 드리는 '기자의 촉' 코너입니다.
내일(28일)부터 서울 지하철 9호선의 5개 역이 추가로 개통되는데요.
이미 너무 많은 승객이 이용해서 '지옥철'로 불리고 있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27일) 아침 9호선의 '출근 전쟁' 현장을 이성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일명 '지옥철'로 악명이 높은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중에서도 가장 혼잡하다는 염창역에 나와있습니다.

지금 시각이 7시 5분으로 본격적인 출근 전쟁이 시작되는 시간대인데요.

벌써 시민들이 몰려서 저도 급히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민들은 출근길을 몇 분이라도 아끼기 위해 급행열차를 선호하는데요.

이렇게 길게 줄을 서 있는 시민 중에 과연 몇 분이나 급행열차를 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도 한 번 탑승을 시도해보겠습니다.

- "다음 열차 타세요. 다음 열차 타세요."

겨우 껴서 타긴 하긴 했는데 이곳은 지금 미어터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저희 촬영기자와 함께 탑승을 하긴 했는데 크기가 큰 방송용 카메라로는 촬영이 쉽지 않아서 급한 대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습니다.

9호선 차량 1량에는 150명 정도가 탈 수 있는데 지금 한눈에 봐도 200명이 넘는 승객이 타 있습니다.

불편도 불편이지만 만약에 사고가 발생하면 큰 인명피해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일이면 지하철 9호선 추가 구간이 연장되는데요.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9호선을 더 이용할 예정이어서 특별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9호선 출근길에서 기자의 촉 이성식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

【 질문 】
현장에서 취재를 진행한 이성식 기자 나와있습니다.
실제 9호선을 이용해 본 소감은 어떠신가요?

【 기자 】
오전 7시부터 8시 사이가 가장 혼잡한 '러시아워'인데요.

이때는 지하철 안에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탈 자리가 없어 보이는데도 어떻게든 차량에 타려는 승객들로 아찔한 광경이 계속 연출됐습니다.

아마 9호선을 타고 출근한다면 직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질 것 같은데요.

9호선에 탄 시민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임정미 / 서울 등촌동
- "사람이 너무 많아서 껴가는 것도 있고 많이 힘듭니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사람이 너무 많은데 온도 조절이 제대로 안 돼서 숨쉬기가 힘든 경우도 있었거든요. 보통 많이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탈 때마다."

그런데, 한창 취재를 진행하고 있을 때 한 시민이 저희에게 오늘(27일)이 금요일이어서 평소보다 한산한 편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질문 】
한 눈에 봐도 위험해 보일 정도인데요. 왜 이렇게 유독 9호선에 승객들이 몰리는 거죠?

【 기자 】
한 마디로 몇 명이나 9호선을 이용할 지 수요를 예측하는 데 실패한 겁니다.

개통에 앞서 9호선 수요를 예측할 때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24만 명에서 최대 32만 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이용객은 하루 40만 명이 넘습니다.

수요를 적게 예상하다 보니 아홉 량 정도 되는 2호선과는 달리 9호선은 차량이 네 량밖에 안됩니다.

타는 사람은 많은데 차량은 작으니까 혼잡할 수밖에 없는 거죠.

복잡한 것으로 유명한 2호선 신도림역 등보다 9호선 전철역이 훨씬 더 혼잡했습니다.

【 질문 】
내일부터 2차 구간이 연장되면 더 많은 시민이 몰릴 텐데 걱정입니다.

【 기자 】
그동안 지옥철로 불리었는데.

앞으로는 무엇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하철 9호선 추가 구간이 개통되는데요.

송파 같은 경우에는 인구가 무려 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되는데요.

9호선도 최소 하루에 16만 명 정도가 더 이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
특별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서울시는 일단 무료 버스를 운영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고요?

【 기자 】
서울시는 무료 급행 버스를 투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의 브리핑 내용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경호 /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어제)
- "지금은 850원을 받고 있는데 무료로 하고 개통에 따른 혼잡도가 더 심해지면 추가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전 6시대에는 가양에서 여의도까지 25분 걸립니다."

하지만, 9호선을 타면 김포에서 신논현까지 30분 만에 가는데 아무리 무료라고 해도 버스를 타는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열차를 늘리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 될 텐데요.

서울시는 증차에 보통 3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대폭 앞당겨서 내년 9월까지 20량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바꿔말하면 내년 9월까지는 획기적인 대안 마련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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