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계열사인 삼양통상에서 소액주주의 반란이 나타났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정관 변경의 건‘이 부결된 것이다.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삼양통상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안은 찬성 60.8%, 반대 39.2%로 부결됐다. 정관변경은 특별 결의 사항이기 때문에 참석 의결권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주주총회를 앞두고 상근감사 외에 새로운 비상근감사를 추가로 선임하자는 주주제안을 내놨다. 삼양통상은 주주의 시도를 봉쇄하기 위해 감사의 수를 ‘감사 1인 이상 두는 것으로 명시된 정관을 ‘감사 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이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되면 소액주주가 제안한 감사 선임 안건은 주총 의안으로 다뤄지지도 못하고 자동 폐기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반대표 28.7%를 모은 데다가 5.1%의 지분을 가진 조광피혁이 반대로 돌아서면서 결국 정관 변경안이 부결됐다. 회사 측의 정관 변경이 실패되자 감사 선임 표결에서는 찬성 74.9%, 반대 25.1%로 싱겁게 끝났다. 감사 선임에서 지배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상법이 적용된 탓이다. 삼양통상 비상근감사에는 소액주주들이 지지한 강상순 전 LG유플러스 네트워크팀장이 선임됐다.
부산주공 주총에서도 주주가 승리했다.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이종경 후보자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신규 선임안이 가결됐다.
반면 인포바인 주총에서는 감사 선임과 관련된 주주제안이 삼양통상 주총과 달리 회사 측이 만든 정관 변경‘이라는 장애물을 넘지 못했다. 감사 수를 줄이는 정관 변경안이 통과됨에 따라 주주 측 감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지도 못한 채 폐기처리 됐다. 회사가 당초 계획했던 권성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이사·감사보수한도 승인 건도 별다른 반대 없이 승인됐다.
넥슨과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엔씨소프트의 주총에서는 15.08%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 넥슨이 상정된 3가지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짐에 따라 큰 갈등없이 마무리됐다. 김정욱 넥슨 전무는 주총에서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과의 협업 성과와 주요 내용을 주주와 시장에 꼭 알려주길 바란다”며 김택진 대표이사의 재신임에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과의 제휴에 대해 넷마블과의 주식맞교환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멋진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 남성 주주는 가족경영을 언급하며 윤송이 부사장이 사장으로 임명될만큼 역량을 보이지 못했다”고 의문을 표했다. 또 야구단 창단이 회사의 이익보단 개인의 관심사로 시작해 경영권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윤 사장 승진은 객관적 기준으로 이뤄졌고 법적 책임을 지는 대표로서 미국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야구단 역시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때 주주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는다” 고 대답했다.
KT 주총은 소액주주와 노동계의 반발 속에 마무리됐다. 27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총은 사상 첫 무배당 결정을 내린 회사측에 분노한 소액주주와 지난해 단행된 대규모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노동단체 등이 방문해 북새통을 이뤘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기본 안건을 상정했으며 이는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뉴미디어사업‘을 뉴미디어사업 및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으로 정관 변경한 이유에 대해 KT는 IPTV사업의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주주총회에서는 배당 축소 정책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의 발언권 요청이 빗발쳤다. 또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도 이뤄지면서 경찰인력까지 동원되는 등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용환진 기자 / 이경진 기자 / 김윤진 기자 / 추동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