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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윤동주, 스크린 위에 되살아나다
입력 2015-03-27 15:58 
[MBN스타 정예인 기자] ‘천만 감독 이준익이 ‘대세 배우 강하늘과 함께 시인 윤동주의 생을 스크린에 담는다.

최근 이준익 감독과 강하늘은 영화 ‘동주의 첫 촬영을 마쳤다. 윤동주 역할은 영화 ‘쎄시봉에서 윤동주의 6촌 형제인 윤형주를 맡아 열연을 펼쳤던 강하늘이 맡았다. 실제 윤동주와 가장 밀접한 교감을 나누었던 친구 송몽규 역할에는 독립영화계에서 뼈가 굵은 박정민이 확정됐다. 두 사람은 첫 촬영에서 10대 시절의 윤동주를 그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첫 촬영을 마친 이 감독은 영화가 윤동주의 역사 속 가치를 훼손할까 염려됐다. 그러나 강하늘, 박정민의 첫 장면을 찍으면서 걱정을 덜었다. 팔팔한 두 젊은이의 살아있는 순간을 필름에 담으면, 그것이 ‘동주일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뒤이어 강하늘은 윤동주 시인을 연기한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인 동시에 큰 부담이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준익 감독과 동료 배우를 믿고 열심히 하겠다”며, 윤동주라는 이름의 무게를 견디려 애썼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윤동주의 시 한번 읽어보지 않은 이 없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서시中)는 문구를 모르는 이 없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시에 담아낸 윤동주. 그런 그를 영화 속에 담아낸다는 것이 어려운건 당연지사다.

윤동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유고시집으로 출간됐다. 그는 15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신문에 ‘달을 쏘다 ‘자화상 ‘쉽게 쓰여진 시 등을 발표했고, 대학시절 쓴 시를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선보이고자 했다. 그러나 그 뜻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윤동주는 일본 유학 도중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됐고, 복역 중이던 1945년 2월 28살의 젊은 나이로 타계했다. 그 이후에야 윤동주의 친구들이 유고시집을 출간, 세상에 윤동주의 시를 알렸다.


‘동주 속에 윤동주의 일생 전부가 담길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적어도 이준익 감독이라면 그의 짧은 생을 따뜻하게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이 감독은 두 남자의 사랑을 다룬 ‘왕의 남자(2005)로 천만 관객이라는 궤도에 올랐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아는 연출자다.

이 감독은 척박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그린다. ‘라디오스타(2006)에서는 한물간 가수가 소울메이트인 매니저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이야기를 그렸고, ‘즐거운 인생(2007)에서는 생계 때문에 꿈을 포기한 중년 남자들의 꿈을 되찾아줬다. ‘님은 먼곳에(2008)서는 베트남 전쟁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찾아냈고, ‘소원(2013)에서는 아동 성폭행이라는 무거운 소재에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했다.

때문에 이 감독이 그려낼 윤동주가 기대를 더한다. 20대라는 꽃다운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윤동주. 그가 서거한지도 올해로 70주년째다. 그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시인 동주라는 책도 출간됐다. 그런 면에서 올해가 가기 전 이준익 감독의 윤동주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더욱 의미 깊다. ‘동주는 다음 달 말 촬영을 끝내고 2015년 하반기 개봉될 예정이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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