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BJ세계’①] BJ, 연예인이 먼저 찾는 콘텐츠 강자 되다
입력 2015-03-27 15:54 
사진=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류 문화에서 벗어나 있던 BJ들은 이제 연예인이 먼저 찾는 콘텐츠 강자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은 아프리카TV와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와 창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프리카TV는 시청자와 1인 방송을 하는 BJ(Broadcasting Jockey)를 연결하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즉, 한콘진은 1인 방송에 저력이 있다고 보고 이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듯 요즘 BJ라는 콘텐츠가 주목을 받고 있다. MBC 설 특집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같은 경우는 1인 방송을 콘셉트로 연예인들이 BJ가 되는 모습을 그렸다. Mnet에서는 씨엔블루 정용화가 1인 방송국을 운영한다는 콘셉트의 리얼리티 쇼 ‘정용화의 홀로그램도 BJ가 주된 소재다.

일전에는 BJ가 ‘섹시 BJ 등과 같은 자극적인 사건과 장면들로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1인 방송 자체가 뉴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대중 또한 BJ를 그저 아류 문화 정도로만 인식했던 것에서 최근에는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E러닝 업체에서 콘텐츠 제작자로 근무하다 1인 방송을 시작해 유명 BJ로 거듭난 BJ 대도서관은 제가 처음 방송할 때는 자극적인 방송들이 넘쳐나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BJ를 어느 정도의 문화권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고, 대중들도 개인 방송을 편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2007년 MBC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후 2009년부터 BJ 활동을 시작한 최군(본명 최우람)은 기술의 변화를 과거와 제일 달라진 점으로 꼽았다. 그는 제가 활동을 시작한 2009년만 해도 스마트폰도 나오지 않아서 오로지 PC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시기였다. 환경이 정말 많이 달랐다. 화면, 편집 기술 등이 정말 많이 발전해 지금은 외부 방송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외부 방송은 꿈도 꿀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군은 예전에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강했다. 연예인 분들도 출연하기 꺼려했다. 나가면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는 것이다. 방송 초기에 연예인 섭외를 위해 정말 모든 소속사 사무실에 팩스를 돌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요즘에는 연예인 쪽에서 먼저 연락이 온다. 꼭 제 방송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가수가 앨범을 내면 꼭 찾는 필수 조건이 BJ 방송이 됐다. 그것이 시청자가 많아진, 즉 콘텐츠가 힘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BJ가 콘텐츠로서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군이 운영하는 1인 방송 채널에는 손승연, 니콜 등 수많은 연예인들이 출연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일 새 앨범을 공개한 NS윤지는 음악방송 컴백 무대를 마치자마자 오후 8시에 방송하는 최군TV에 출연했다. 그룹 피에스타도 지난 14일 거리 공연을 최군TV로 중계 하기도 했다. 가요계에서도 BJ 방송을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 이는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2012년 19대 총선 선거 당시 유명 후보들의 토론의 장으로 활용된 아프리카TV 선거방송은 누적 시청자수 10만 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군은 BJ 활동이 뉴미디어로 각광 받는 이유에 대해 접근성이 좋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그 인식 개선에는 모바일 기기의 발전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어느 매체로 방송되는가는 중요해지지 않았다. 어떤 콘텐츠인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콘텐츠만 재미있다면 사람들은 유튜브로 보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청한다. 모바일이 있기 때문에 이것들이 가능해졌는데, 접근성이 좋아지니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많아지고, 시청자가 많아지니 콘텐츠의 저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아프리카 TV 측은 이에 대해 기존의 선별되고 제한적인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방송국 설립을 통해 자유로운 콘텐츠 재생산과 유통이 가능해졌다”며 최근에는 기존의 핵심 콘텐츠인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교육, 창업, 쇼핑, 법률 영역의 다양한 주제의 방송을 선보여 플랫폼 확장 및 뉴미디어로서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최군TV 영상 캡처

하지만 여전히 BJ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지 않았다. 몇몇 BJ들은 아직까지는 관심도가 올라간 것뿐이지 BJ에 대한 인식 자체가 개선된 것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군이나 대도서관은 이를 과도기”라고 표현하며 지금은 BJ라는 문화가 더욱 성장하기 전 단계인 과도기다. 하지만 분명 지금보다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에서는 1인 방송인들의 활동을 돕는, 일종의 연예기획사 같은 구실을 하는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사업체가 다수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고품질 콘텐츠 유통 체계와 아마추어 콘텐츠 생산 체계(User Generated Content ㆍUGC) 사이 틈새를 노린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한 칼럼을 통해 해외에서는 이미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타임워너, RTL그룹, 컴 캐스트 같은 대형 미디어 기업이 MCN 관련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에 나설 정도로 빠르게 시장을 형성해나가고 있다”며 MCN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어썸니스 TV는 2012년 3300만 달러를 받고 드림웍스에 인수됐고, 메이커 스튜디오는 지난해 3월 월트디즈니에 1조원에 팔렸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이미 가치를 인정받은 1인 방송이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콘텐츠로서의 저력을 입증 받고 있다. 뉴미디어로서의 잠재력을 가진 1인 방송에 주목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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