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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 종영②] 女래퍼들의 존재감…‘언프리티’의 분명한 성과
입력 2015-03-27 09:36  | 수정 2015-03-27 10:49
사진제공=CJ E&M
[MBN스타 유지혜 기자] Mnet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래퍼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성과를 얻었다.

26일 오후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8회에서는 마지막 6번 트랙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래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세미파이널 마지막 대결인 육지담과 키썸의 무대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치타, 제시, 육지담의 대결이 이어졌다. MC몽의 프로듀싱과 에일리의 피처링으로 무장한 마지막 트랙을 차지하기 위해 세 명은 200인의 판정단 앞에서 무대를 펼쳤다.

치타는 마지막 뒷심을 발휘해 마지막 트랙을 차지했고, 제시는 아깝게 놓쳤지만 10년동안 음악을 하면서 이렇게 빛난 적은 처음”이라고 말하며 뿌듯한 눈물을 흘렸다. AOA 지민은 아이돌이라는 굴레를 벗을 수 있었고, 키썸이나 육지담 등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향상된 실력을 보이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처럼 ‘언프리티 랩스타는 래퍼들을 알리고 화제를 뿌리며 시즌2까지 이어지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성과는 여성 래퍼들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는 것이다. 이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기획 의도기도 했다. Mnet 한동철 국장은 정말 여성 래퍼들도 잘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안 그래도 저변이 넓지 않은 힙합 장르 안에서 여성 래퍼는 더욱 없다. 그 저변을 확대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한 바 있다.

물론, 일전 기자간담회에서 치타가 말한 여성 래퍼를 분류하지 말아 달라”고 한 말도 일리는 있다. 한 장르를 하는 아티스트들인데 굳이 성별을 나눌 필요가 있냐는 거다. 하지만 성별의 비율이 지나치게 불균형할 때에는 소수의 성별 집단을 짚고 넘어가는 게 당연하다. 힙합이 바로 그런 경우다.

최근에야 음원차트에서 힙합 장르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음악 프로그램에서 힙합 가수들이 공연을 펼치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다. 즉, 힙합 뮤지션들은 힙합 리스너가 아닌 일반 대중을 만날 접점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그런 상황에서 여성 래퍼들의 설 자리가 부족했던 것은 당연하다. 해외의 경우만 봐도 80%가 남성 래퍼고, 유명한 여성 래퍼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로 성비 불균형이 뚜렷한 장르가 바로 힙합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프리티 랩스타가 여성 래퍼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줬다는 것은 애초에 큰 모험이었다. 힙합 장르를 특별히 좋아하는 마니아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 ‘여성 래퍼 중 아는 사람 있느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윤미래 밖에 떠올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대중들을 만날 기회가 부족했던 여성 래퍼들을 TV 앞으로 끌어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여성 래퍼들의 저변이 확대됐다는 것은 온라인 음원 차트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의 출연진이 내놓은 트랙은 오랫동안 차트 상위권을 점령했다. 세미파이널 라운드이 끝난 후에는 지민의 ‘퍼스(Puss)와 치타의 ‘코마07은 동시에 1,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근래의 음원 차트 중 여성 래퍼가 피처링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음원 차트에 오른 적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분명 엄청난 변화다.
사진제공=CJ E&M

일각에서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화제성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쇼미더머니에서 일었던 ‘악마의 편집 논란이나 릴샴의 실력 논란, 과도한 디스전 등 다양한 논란이 ‘언프리티 랩스타에 따라 붙었다. 이런 논란들 때문에 음악이 아닌 화제성만으로 주목을 받았다는 지적도 있다. 초반에는 불꽃 튀었던 경쟁의 구도가 반복되면서 중반부에는 다소 힘을 잃기도 했다.

비록 논란은 있었지만, ‘언프리티 랩스타로 9명의 여성 래퍼들은 래퍼로서 이름을 알렸고, 특히 지민의 같은 경우는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벗고 랩으로 인정을 받았다.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일명 ‘걸크러쉬 현상을 일으켰던 만큼,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고 힙합에 빠졌다는 ‘뉴 리스너들도 속출했다.

단적인 예로, 전에는 ‘여성 래퍼 중 아는 사람이 누가 있냐는 질문에 윤미래 밖에 대답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언프리티 랩스타를 본 후에는 적어도 9명의 래퍼들은 더 대답할 수 있게 됐다. 그것만으로도 한동철 국장이 애초에 말한 여성 래퍼들의 저변 확대”가 이뤄진 셈이다. 그것이야말로 ‘언프리티 랩스타의 가장 뚜렷하고 눈부신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언프리티 랩스타는 국내 최초의 여자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8인의 실력파 여자 래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래퍼 키썸, 치타, 졸리브이, 제시, 육지담, 에이오에이(AOA) 지민, 타이미이며, 릴샴, 미스에스 제이스가 출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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