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2000 넘으니 펀드환매 우르르
입력 2015-03-23 17:44 
코스피가 2030선을 넘어서자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환매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5년째 박스권에 머물러 있으면서 투자자들이 2000선을 박스권 상단으로 인식하며 수익 실현에 나서는 것이다. 지수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펀드에도 하락을 노린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내 주식형 펀드(공·사모 포함, ETF 제외)에서는 총 2827억원이 빠져나갔다. 하루 단위로 지난해 7월 18일(2840억원 순유출)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지수가 반년 만에 2030선을 뚫고 2037.89로 마감되면서 펀드 수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도 급증한 것이다.
2000선을 돌파한 이틀째인 18일에도 2208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주식형 펀드 자금은 지난주 초부터 나흘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16~19일 총 5361억원이 순유출했다.
코스피가 5년째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2000선을 넘기면 투자자들이 반사적으로 환매에 나서고 이 환매 물량이 증시 상승세를 꺾는 흐름이 반복되는 것. 투자자 환매와 더불어 증시 하락을 노린 인버스 펀드 투자도 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펀드에는 20일 하루 동안 1646억원이 순유입했다. 올 들어 인버스 펀드에 몰려든 자금은 총 3713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펀드 환매가 모처럼 찾아온 코스피 상승세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그간 주식형 펀드 자금이 쪼그라들어 증시에서 영향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이제는 '환매 폭탄' 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작년 한 해 국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전년보다 7.23% 줄어 3년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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