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세계 자국 통화가치 떨어뜨리는데…중국만 역주행 왜?
입력 2015-03-22 15:50 

지난 주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주 고시환율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위안화를 매수하는 등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며 위안화 강세를 이끌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한 주 동안 달러 대비 0.9% 올랐다. 이같은 주간 상승률은 지난 20년 동안 단 세 차례 뿐이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장중 한때 달러당 6.2046위안까지 뛰며 석 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세계 주요국이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금리 인하를 통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만 환율 하락을 저지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시진핑 정부가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중국에 잡아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위안화를 팔아 치운 외국 자본은 1500억달러(약169조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 저하로 위안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자 통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안화를 대거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론과 인민은행이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한 점 또한 위안화의 매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같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위안화는 올해 초부터 지난 주 직전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었다.
정부의 외환 개입은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의도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화 약세로 중국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초상은행 리우동량 애널리스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위안화 약세에 의존한다고 해서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의 어려움은 오히려 글로벌 수요 둔화,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 최근 몇 년간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인 중국 기업들이 이를 처분할 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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