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 첫방①] SBS의 위기, 부성애로 구원 받을까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의 주말에 드디어 햇살이 비치는 것일까. 그동안 시청률 부진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했지만 이번에 꺼낸 새 정규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 카드는 달랐다. 그동안 막장극으로 시청률 싸움에 나섰던 것과 달리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 등 스타 아빠들과 딸들의 잔잔한 일상으로 차별화를 선언한 것. SBS 위기는 이들의 부성애로 구원 받을 수 있을까.

21일 오후 방송된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네 스타와 딸들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며졌다. 정규 편성된 뒤 처음 전파를 타는 것이라 그 발걸음에 관심이 쏠렸다.

뚜껑을 연 ‘아빠를 부탁해는 파일럿 방송 당시와 마찬가지로 아빠와 딸의 미묘한 감정을 잘 잡아내며 진정성을 담는 데에 성공했다. ‘자상한 아빠 강석우, 조민기와 ‘나쁜 아빠 이경규, 조재현을 대비시켜 보는 재미를 더했으며, 감정 표현에 서툰 이예림, 애교 많은 조혜정, 아빠에게만 유독 얼음이 되는 강다은, 시원시원한 성격의 조윤경 등 딸들의 캐릭터도 다양하게 보여줘 볼거리를 풍성하게 선사했다.



여기에 ‘아빠 머리 염색하기 ‘딸 위해 요리하기 ‘아픈 아빠와 병원가기 ‘딸 운전면허증 시험 코치해주기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도 프로그램 매력을 부각하는 데에 한몫했다. 잔잔한 일상이었지만 시청자에게 감동을 전달하기엔 충분했다.

특히 무뚝뚝한 부녀 이경규와 예림의 병원 입원기는 눈물샘을 자극할 만큼 진한 여운이 있었다. 이경규와 예림은 평소 얘기를 나누지 않을 정도로 서먹한 사이였지만, 강해 보였던 아빠가 심장 질환으로 고생한다는 사실에 눈물짓는 예림에게선 아빠를 향한 애정이 엿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걱정하는 예림에게 시집가지 말고 평생 내 병수발 하라. 전국에 효녀로 알려질 정도로 하면 된다”고 농담을 하는 이경규의 말끝엔 자녀를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 실려 있어 시청자의 콧등을 시큰하게 했다.

SBS는 그동안 이 시간대에 드라마를 배치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번번이 MBC 막장드라마에 밀려 시청률 10%대를 넘지 못했으며, ‘아빠를 부탁해 전작인 ‘떴다 패밀리는 3%대 시청률도 지키지 못해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그러나 ‘아빠를 부탁해 첫회에서는 ‘주말극의 저주라고 불릴 정도로 힘을 쓰지 못했던 SBS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때마침 시청률 30%대를 넘어서며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던 MBC ‘전설의 마녀도 종영하며 후속작 ‘여왕의 꽃이 자리를 잡고 있는 터라 시청률 빼앗아오기가 어느 정도 가능해진 시점이었다.

SBS는 따스한 가족 예능 프로그램으로 한동안 달고 살았던 오명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을까. 드라마들과 자신 있게 맞선 ‘아빠를 부탁해가 선전할 수 있을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