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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피플] 이유리, ‘연민정’ 잊게 한 무기는 ‘연기력’
입력 2015-03-21 13:14  | 수정 2015-03-21 16:04
사진=MBN스타
TV 속 다양한 연기와 입담으로 대중들을 웃고 울리는 이들에게도 그들만의 인생 드라마는 존재합니다. TV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들의 인생과 희로애락을 재조명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금빛나 기자]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잖아요. 인생에서 몇 번의 기회가 온다고. 제게 있어 그 기회가 바로 지금 인 것 같아요” (2014년 MBN스타와 인터뷰 中)

2014년 이유리의 인기는 뜨거웠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욕망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희대의 악녀 연민정으로 분했던 이유리는 ‘발암녀라는 별명과 함께 안방극장의 ‘욕받이 역할을 톡톡히 해왔었다. 아무리 주인공을 괴롭히는 못된 악녀지만 착하기만하고 답답한 장보리(오연서 분)보다 솔직하고 화끈한 연민정의 악행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전해주었고, 이를 통해 듣도 보도 못한 독한 연기로 소화한 이유리는 ‘연민정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연민정을 통해 시원한 연기실력을 자랑한 이유리는 악역이지만 도리어 시청자들의 지지와 사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고, 이윽고 ‘왔다 장보리의 타이틀롤인 오연서를 제치고 2014 MBC 연기대상을 차지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2014년을 화려하게 보낸 이유리는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의 MC에 도전했고, 이를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끼를 보여주면서 연기가 아닌 다른 장르로의 외도를 꾀하기도 했다. ‘왔다 장보리 종영 이후 한동안 연기 공백기를 가졌던 이유리가 드디어 새 드라마 tvN 금토드라마 ‘슈퍼대디 열로 돌아왔다.

‘슈퍼대디 열에서 이유리가 맡은 역할은 잘 나가는 대학병원 신경외과 여성과장이자 1년 시한부 판정을 받은 싱글맘 차미래였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앞서 이유리에게 놓였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자신에게 대상의 트로피를 안겨준 연민정의 옷을 벗고 차미래가 되는 것이었다. 이에 이유리는 ‘슈퍼대디 열 제작발표회 당시 독기를 빼려고 노력을 했다. 눈빛이 뭘 찍으려고 해도 너무 강렬하더라. 화면을 보고 사랑이(이레 분)와 얘기를 하는 신에서는 독한 것을 빼야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연기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드디어 ‘슈퍼대디 열의 뚜껑이 열렸고, 이를 통해 이유리는 ‘독한 연민정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까라는 시청자들의 걱정을 통쾌하게 날려주었다. 일에 있어서는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똑 부러지는 차미래를 연기한 이유리는 고함을 지르고, 눈 하나 깜빡 안하고 잘못을 저지른 후배에게 물고문을 하며, 사람들에게 화를 냄에도 연민정과 비슷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유리가 데뷔 때부터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연기력을 차근차근 쌓아놓은 진짜 배우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금방 떴다가 사라지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옆에 남아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2002년 한국경제와 인터뷰 중中)

사진=슈퍼대디 열 캡처

2001년 KBS2 드라마 ‘학교4에서 반항아 서원 역으로 데뷔한 이유리는 이후 KBS2 사극 ‘명성황우에서 정숙하고 눈물이 많은 세자빈과 KBS1 일일드라마 ‘사랑은 이런거야의 명랑한 둘째 딸 윤아 역으로 동시에 출연하며 극과 극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 때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이유리는 두 인물의 성격이 너무 달라서 그런지 제가 두 역을 같이 하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었다.

데뷔 초부터 반짝 인기를 누리는 스타가 아닌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던 당찬 배우 이유리는 자신의 말이 단순한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드라마 ‘러빙유 ‘노란손수건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엄마가 뿔났다 ‘사랑해 울지마 ‘당돌한 여자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복수초 ‘당신의 여자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연기를 갈고 닦았으며, 연기의 폭 역시 선역과 악역을 넘나들며 인물 소화력을 배워나갔다. 무엇을 맡겨도 기대 이상으로 표현하는 이유리는 들어가기 어렵다는 ‘김수현 사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4년 동안 배우로 살아온 이유리는 그 시간만큼 쉬지 않고 달려오면서 단단한 연기내공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마침내 ‘왔다 장보리라는 연기의 분출구를 만나게 됐고, 마침내 가장 높고 화려한 자리인 연기대상까지 오르게 했다. 인기가 오른 만큼 쉽게 돈을 버는 방법에 눈을 돌리기 쉽지만, 이유리는 다시 연기로 돌아왔다. 그에게 있어 인기란 다양한 연기에 도전할 수 있는 수단이자 계기에 불가하기 때문이다.

인기가 올라가면서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현실과 상황에 감사해요. 만약 욕심이 있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욱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이번 인기로 인해 가장 좋은 건 다양한 기회의 문이 열렸고, 여기서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더 많은 캐릭터가 주어졌으면 하는 거예요”(2014 MBN스타와 인터뷰 中)

이유리는 ‘슈퍼대디 열을 통해 코믹연기와 진자한 연기를 넘나들며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건과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는 이유리가 이렇게 사랑스러웠나 싶을 정도로 설레기까지 한다. 여기에 자신의 딸 사랑(이레 분)을 향한 모성애 연기는 벌써부터 안방극장의 심금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기중독에 걸린 것처럼 연기가 좋하고 고백한 이유리, 그녀가 쉼 없이 달려오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연기에 대한 열정이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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