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적자지만 괜찮아?” 실적악화에도 이사 보수한도는 ↑
입력 2015-03-19 15:09 

일부 상장사들이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사들의 보수한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 일부 상장사는 부진한 경영성과에도 많게는 2배까지 보수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진전자는 이달 31일 제2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의 보수총액 한도를 6억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세진전자의 이사는 총 4명으로, 이들에게 총 8억500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가 이사진 임금을 상한선까지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기준을 높인 만큼 연봉을 증액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이사 보수가 높아진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진전자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8억5300만원이다. 2013년보다 손실규모가 56.5%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인 상태다.
통신장비를 제조하는 웨이브일렉트로도 영업손실 규모를 91.5% 줄였다는 점을 반영해 이사 5명의 보수총액 한도를 5억원 높인 20억원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외형성장보단 판관비 관리를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 영업손실은 4억1100만원, 당기순손실은 6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임원보수 한도를 통 크게 2배 늘린 40억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실적은 아직 정상 궤도에 올라서지 못한 모양새다. 동부엘이디, 동부라이텍, 동부하이텍 USA 등 자회사 영업 부진에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49억76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관계사 위험이 해소되지 못한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2013년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밖에 영업이익이 70.6% 줄어든 해성옵틱스는 이사 보수를 9억9000만원에서 15억원으로, 43.7%가 감소한 우수AMS는 10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LS은 영업이익이 20% 감소한 3727억3700만원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이사의 보수한도는 50억원으로 높였다.
반면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치자 이사의 보수 총액을 삭감한 기업들도 있다.
섬유·의류 회사인 가희는 적자전환에 이사들이 받을 수 있는 보수를 총 5000만원 줄였다. 승화프리텍도 영업손실이 지속되자 임원보수 총액을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거 축소했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신일산업의 이사 보수는 지난해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66.6%가 깎였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