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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풍산홀딩스, "5월까지 풍산 주식 계속 사들일것"
입력 2015-03-18 17:40  | 수정 2015-03-18 20:09
◆ 기업 분석 / 풍산 ◆
비철금속 전문업체인 풍산이 구리 가격 하락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가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힘에 부치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초 유가증권 시장에서 2만9600원이던 풍산 주가는 18일 2만4200원까지 18% 하락했다.
풍산홀딩스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풍산 주식을 매입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총 40차례에 걸쳐 42만7021주를 약 100억원에 사들였다. 풍산홀딩스의 풍산 지분은 33.36%에서 34.88%로 1.52%포인트 늘었다. 풍산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풍산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적정주가 유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풍산의 경영기획실장인 김희중 전무는 "풍산홀딩스는 앞으로 두 달 이상 그동안 해왔던 빈도와 규모로 풍산 지분을 계속 사들일 것"이라며 "풍산의 주가 등락과 무관하게 풍산 지분 매입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도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기관투자가들은 114만주를, 외국인투자자들은 146만주를 팔아 치웠다. 이로 인해 연초만 해도 10.7%가 넘었던 외국인 지분은 17일 7.01%까지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 지분이 7%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2012년 7월 이후 3년 만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구리 가격 하락이다. 구리 가격은 최근 t당 5500달러로 하락하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과잉 구조 심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상 등으로 당분간 구리 가격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김희중 전무는 "구리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가 들어오고 있고 광산업체가 감산에 나서고 있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향후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을 실시해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풍산은 동 및 동합금 소재와 가공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각종 탄약류를 생산하는 방위산업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종합탄약업체로 국제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방산사업은 풍산그룹에 있어 일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지난해 풍산 매출액에서 방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하지만 방산사업은 지난해 역성장했다. 2014년 매출액이 7332억원으로 전년(7339억원)보다 0.1% 감소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방산 내수는 5% 내외 안정적 성장이 예상되나 수출은 성장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수출 감소만 없다면 전체 방산 매출액은 내수를 중심으로 3~4%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만 연구원도 "방산 부문의 낮은 성장률과 구리 가격 하락으로 2015년 풍산의 매출액이 8.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산은 신동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생산능력을 확충하기보다는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존 생산시설을 반도체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방산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 전무는 "최근 M&A에 대한 제안서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조건이 맞는 기업이 있다면 인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적극적인 주주 보상 의지도 밝혔다. 풍산은 이번 주당배당금을 450원에서 600원으로 30% 이상 늘릴 예정이다. 시가배당률은 2013년 1.57%에서 2014년 2.4%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김 전무는 "앞으로 배당을 더 늘려나갈 것"이라며 "특히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풍산과 풍산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각각 744억원, 276억원 수준이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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