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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온에어] ‘슈키라’ 려욱, 아이돌?…NO~옆집 오빠라고 불러다오
입력 2015-03-18 13:38 
사진=정일구 기자, 디자인=이주영
당신에게 라디오는 어떤 의미인가요? 때로는 이동 중 무료함을 달래주는 수단으로, 때로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치료제로, 때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체로 우리 삶 곳곳을 파고들고 있진 않나요? ‘M+온에어에선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아날로그 감성과 라디오 부스 속 얘기, 프로그램에 관한 울고 웃는 얘기들을 담아냅니다. 글자로 재탄생한 라디오 즐겨 보실래요? ‘온에어 불이 켜졌습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아이돌 말고 신비로운 옆집 오빠가 되고 싶어요.”

그룹 슈퍼주니어 려욱은 아이돌로서 이미 정상을 밟았지만 매일 두 시간씩 라디오에 투자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성실한 발걸음을 이어오고 있다. 아니, 오히려 삶에 위로가 된다는 반응이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무대 위 려욱은 빛나는 사람이지만, 작은 부스 속 DJ 김려욱(본명)은 영락없는 ‘옆집 오빠다.

KBS쿨FM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이하 ‘슈키라)를 3년째 지키고 있는 터주대감 려욱은 헤드폰과 마이크로 사람을 마주하는 일에 흠뻑 빠져있었다.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주고 되레 자신도 위로를 받는다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 코너1. ‘슈키라 11년 인기 비결?…아이돌 DJ에게 물어봐

‘슈키라의 전신은 지난 2004년 첫 전파를 탄 지오디(god) 데니의 ‘키스 더 라디오다. 매일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여학생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받으며 쿨FM 대표 심야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키스 더 라디오는 2006년 슈퍼주니어 이특과 은혁이 DJ석을 물려받으며 ‘슈키라로 거듭났다.

이후 성민과 려욱이 2011년 12월 배턴을 이어받아 ‘슈키라 후임 DJ로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그동안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입담과 호흡으로 ‘슈키라 인기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그러나 진행 2년 만인 2013년 4월 성민이 뮤지컬 출연 등 스케줄 문제로 하차를 선언하며 지금의 단독 DJ 형태를 갖추게 됐다.

려욱이 ‘슈키라 중심을 잡고 있다면 월요일부터 꾸려진 코너들은 조미료 같은 구실을 한다. 김영희·허안나와 하는 ‘려욱하는 퀴즈나 ‘난장토론: 멍미 ‘답장, 너 등의 코너에서 청취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뜨.악.쇼에선 뜨고 싶은 아이돌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려욱이 생각하는 ‘슈키라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진=정일구 기자


◇ 코너2. 부스 속 작은 인터뷰…려욱 ‘슈키라에 오면 위로 받을 수 있어요”

Q. DJ로서 려욱, 가수일 때와 다른 점은 뭔가요.?

A. 슈퍼주니어 려욱은 빛나야 하고, 빛나고 싶고, 동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그게 아이돌이니까요. 하지만 DJ 려욱으로서는 연예인이 아니라 동네 오빠나 혹은 남자 친구가 될 수 있죠. 매일 만나니까 청취자와 편안한 사이가 되는 거예요. 하나 바람이 있다면, 그럼에도 또 쉽게 다가올 순 없는 마성의 사나이가 되고 싶어요. 하하.

Q. 려욱이 진단한 ‘슈키라에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 대체 뭔가요?

A. ‘슈키라는 참여하면 언젠가는 저와 얘기할 수 있다는 것?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매일 전화연결로 청취자와 만나거든요. 오빠로서 말해줄 수 있는 부분도 많고, 홀로 자기만의 시간을 갖다가 우연하게 라디오를 듣는 분에겐 위로도 해드릴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원래 없던 포맷인데 제가 어느 날 전화연결을 하는 걸 보고 제작진이 ‘어라? 려욱이 전화연결도 잘 하네?라고 느꼈나 봐요. DJ로서 남의 얘기를 이끌어내는 역량을 봐준 것 같아요.

Q. 매일 같은 부스에 앉아있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A. 사실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힘들었던 건 있었어요. 어느 순간 청취자들이 힘들다는 얘기만 제게 했는데 ‘왜 나한테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땐 저도 힘들어서 어느 순간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멤버들에게 1주일씩 ‘슈키라 DJ를 부탁한 적도 있어요. 그 뒤 돌아왔는데 오히려 청취자로 인해 내가 위로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제가 건넸던 위로의 말이 어느 새 제게 메아리로 돌아오더라고요.

사진=정일구 기자


Q. 그렇다면 위로를 원하는 청취자에게 어떤 곡을 선물하고 싶나요?

A. 마음 복잡할 땐 빌리 어코스티 노래를 듣거든요? 그 목소리만으로도 위로로 감겨져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노래 ‘소란했던 시절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아마 들으면 많은 분이 좋아할 것 같네요.

Q. 분위기를 바꿔서, 이특, 은혁, 성민 등 역대 DJ보다 려욱이 나은 점을 꼽는다면요?

A. 제겐 아줌마 감성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 모두 예전에 함께 라디오를 했던 최화정, 노사연 등 누님들 덕분이죠. 그 때 무엇보다도 ‘DJ는 말하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런 면에서 전 언변이 뛰어나거나 사람이 놀랄 만한 말을 할 줄 아는 건 아니지만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선물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 장점인 것 같아요.

Q. 그래서일까요? 박소현이 가장 눈여겨보는 DJ로 려욱을 꼽았어요.

A. 정말 감사하죠. 저도 박소현 누님 라디오는 팬으로서 많이 듣고 있는데 이렇게 언급해주시니. 하하. 한편으로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연예인이 들을 거란 생각을 못 했거든요. 박소현 누님도 DJ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화법을 가져서 배울 게 많은 분이죠. 도도하면서 따뜻한 느낌? 여러 가지 색깔이 공존하는 게 DJ로서 큰 무기인 것 같아요.

사진=KBS 제공


Q. ‘슈키라로 얻은 것과 잃은 게 있다면요?

A. 얻은 건 사람, 그리고 슈퍼주니어 려욱이라는 존재감을 얻은 것 같아요. 라디오가 아니었으면 려욱도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냥 아이돌 멤버, 노래 잘하는 예쁘장한 아이돌로 남았을 지도 모르죠.

반면 잃은 걸 꼽자면 제 개인 시간을 잃었어요. 누군가에겐 밤 10시~12시가 가장 소중할 수도 있잖아요? 친구들과 술도 마실 수 있고 재밌는 드라마를 볼 수도 있는데, 매일 두 시간을 라디오에 할애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물론 그것 때문에 더욱 성실한 려욱이 될 수 있었지만요.

Q. ‘슈키라를 노래에 비교한다면요?

A. 미국뮤지컬 ‘저지보이스 OST 중에서 ‘캔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랑 비슷한 것 같아요. 들으면 다 아는 노래고 익숙한 것처럼 슈키라‘ 역시 그런 프로그램이 되고 싶거든요. 한번쯤 들어봤고, 굳이 찾지 않아도 늘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 앞으로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

[DJ 려욱은 누구?] 지난 2005년 슈퍼주니어로 데뷔해 가수 활동 외에고 뮤지컬, 예능 프로그램,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11년부터 ‘슈키라를 진행하며 DJ로서 인정받은 그는 라디오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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